우리는 흔히 어두운 감정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노는 억눌러야 하고, 질투는 감추어야 하며, 욕망은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그러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는 불가능한 목표다. 그림자는 억눌러 없앨 수 있는 쓰레기가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필수적인 일부이기 때문이다.
융은 이렇게 강조했다."인간은 빛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어둠과 빛이 함께할 때, 비로소 전체성을 이룬다."
즉, 그림자를 없애려는 시도는 오히려 그것을 더 강하게 만든다. 필요한 것은 제거가 아니라 통합의 지혜다.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을 "안 좋은 것"이라며 몰아낸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림자는 무의식 속에서 힘을 얻어, 증상과 관계 파괴로 돌아온다.
분노를 억누른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폭발한다. 질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성공을 볼 때마다 이유 없는 불편함에 휩싸인다. 욕망을 부정한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왜곡된 욕망을 드러낸다. 그림자를 없애려는 태도는 결국 그림자에게 지배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부분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부정적 감정을 몰아낸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가장 부정적인 태도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고,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자기 기준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진짜 긍정은 "나는 지금 화가 난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화를 '나쁜 것'이라 판단하지 않고, 그저 '지금 내 안에 있는 것'으로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림자와 화해할 수 있다.
그림자를 통합한다는 것은,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따라가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의식의 자리로 불러와 나의 일부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질투하지 않아야 해" → "나는 질투심이 있다. 그것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보여준다." "나는 화내면 안 돼" → "나는 화가 난다. 그 분노는 내가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다."
이것이 진짜 긍정이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acknowledge)하는 것. 부정(deny)은 오히려 "화내면 안 돼", "질투하면 못된 사람이야"라고 자기 기준을 들이대는 것이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은 '정의의 수호자'라는 빛의 얼굴과 동시에, '복수심과 분노'라는 어둠의 얼굴을 함께 갖고 있다. 그는 어둠을 제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인정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동력으로 전환한다. 배트맨의 힘은 그림자를 억누르는 데 있지 않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다루는 데 있다.
융은 '개성화(individuation)'라는 개념을 통해, 한 사람이 진정으로 성숙한다는 것은 자신의 어둠까지 끌어안아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빛을 향해 나아가면서 동시에 자기 그림자를 껴안아야 한다. 그것이 전체성의 길이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밝음'만을 강조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마음을 밝게 가져라"라는 메시지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 '긍정의 강박'은 사실 가장 부정적인 태도다. 슬픔을 슬픔으로, 화를 화로 인정하지 못하고 "밝아야 한다"는 틀에 가두려 하기 때문이다.
균형은 '빛 50, 어둠 50'의 산술적 분할이 아니다. 균형은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고, 빛만을 집착하지 않는 태도다.
분노를 느낄 때, "이건 잘못된 감정이야"라고 몰아내는 대신, "이건 나의 욕구가 무시되었다는 신호구나"라고 해석한다. 질투를 느낄 때, "나는 못났다"라고 자책하는 대신, "내 안에도 저런 가능성을 원한다는 뜻이구나"라고 바라본다.
이것이 진정한 긍정 -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는 빛과 어둠의 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는 다스 베이더와의 대결 속에서, 자기 안에도 어둠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는 아버지를 단순히 악으로 몰아내지 않고, 그 속에 남아 있는 인간성을 본다. 전체성은 빛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어둠을 인정하는 순간 진정한 균형이 가능하다.
오늘부터 시도해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제거의 언어'를 '인정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이 감정은 없어져야 해" → "이 감정은 내 안에 있구나." "저런 모습은 부끄럽다" → "저런 모습도 나의 일부다."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가 아니라, "나는 괜찮으면서도 부족한 사람이다. 나는 빛과 어둠을 모두 가진 존재다."
이것이 진짜 긍정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
다음 회예고 그림자를 품은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가십걸〉이 보여주는 성공 뒤의 그림자와 함께, 진짜 친밀감이 무엇인지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