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바람 소리는 무슨 얘기해?
세상 얘긴 매일 듣잖아.
근데, 바람의 이야기는 언제 들려줄 거야?
고양이가 건넨 질문(3)
이승재
저녁 내내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나를
고양이가 가만히 지켜보다가
슬며시 다가와 앞발로 손등을 눌렀다.
“그건 뭐야?”
“세상 돌아가는 얘기야.”
“세상 얘기?”
고양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상이 네 손바닥만큼 작아?”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지만
눈은 화면을 떠나지 않았다.
고양이는 내 무릎 위로 올라와
시선을 가로막았다.
“세상은
네 눈이 보는 저 창밖에 있어,
네 귀가 듣는 바람 소리에도 있고.
그걸 오늘 한 번이라도 들어봤어?”
나는 대답 대신 화면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고양이는 나에게
눈을 깜박이며 조용히 말했다.
“네 마음이
오늘 어떤 표정인지,
그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얘기야.”
그래, 고마워
나도 너에게 눈을 깜박일게.
그날 밤,
창밖 바람이
내 마음 소식을 전해줬어.
"오늘 너는...웃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