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딸에게, 미안함보다 고마움을 담아

이 세상에서 나를 엄마라고 처음 불러준 소중한 딸에게

by 느린꽃

너는 나의 첫 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너로 시작되었다.

첫 임신, 첫 울음, 첫 발걸음,

그리고 첫 떨림과 첫 미숙함까지.


나는 일하는 엄마였고

워킹맘이라는 이름 아래

늘 시간에 쫓겼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다가 퇴근하면

지쳐 있었고,

마음만큼 잘해주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첫째라는 단어는

내게 미안함으로 기억된다.

서툴렀고,

항상 바빴고,

늘 마음만 앞섰다.


그런데 넌

그런 엄마에게도

참 예쁜 딸이 되어주었다.


지금 너는

대학생이 되었다.

주말엔 아르바이트를 하고,

요양원 봉사도 준비하고,

여름방학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이번 겨울엔 일본으로 떠난다고 말한다.


너의 말에 나는

조금 놀라고,

조금 흐뭇하고,

조금은 찡해진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성실하게 해가는 너를 보면

엄마로서 부족했던 과거가

조금씩 용서받는 기분이 든다.


넌 참 성실하고,

참 속 깊고,

엄마를 많이 생각해주는 아이야.

아니,

이제는 한 사람의 어른이야.


엄마가 서툴렀던 그 시절,

그래도 너는 잘 자라주었어.

무조건 웃기만 하던 아이가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자기 길을 만들어가는 지금,

엄마는 너를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고맙다.


사랑한다,

내 딸.

미안함보다 고마움이 훨씬 더 큰 딸.

엄마의 처음을 함께해줘서,

그리고 엄마가 자라날 수 있도록 기다려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