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W 인천 캠퍼스, 새벽이슬의 사계

26화 목요일의 발견: 사람을 향하는 기술과 온기

by 뽀송드림 김은비

수요일 밤, '점수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의 중요성을 깨달은 새벽이슬은 목요일을 맞았다. 회사에서 그녀의 할 일은 점점 더 줄어들었고, 그 빈 시간은 역설적으로 그녀의 내면을 채우는 시간이 되었다.


회사: 무의미 속에서 찾은 '자기 관리'

목요일 아침, 새벽이슬은 사무실에 앉아 어제 작성했던 '나만의 매뉴얼' 세 번째 항목을 실행에 옮겼다. '나 자신을 위한 중요 목표' 중 하나인 '책상 정리'였다.


그녀는 책상 서랍 깊숙이 박혀 있던 오래된 영수증 뭉치와 쓰지 않는 명함들을 꺼냈다. 그중에는 10년 전, 입사 초기 열정이 가득했던 자신의 모습이 담긴 팀 워크숍 사진도 있었다. 사진 속 그녀는 눈빛이 살아 있었지만, 지난 몇 년간은 늘 피곤에 지쳐 있었다.


정리를 하던 중, 부장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너머로 힐끗 보더니 말했다. "새벽이슬 씨, 뭘 그렇게 열심히 정리해요? 이제 그럴 필요 없는데. 그냥 쉬엄쉬엄해요."


새벽이슬은 사진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아뇨, 부장님. 이건 저한테 꼭 필요한 일이에요. 지난 10년 동안 제가 쌓아온 '시간의 무게'를 정리하고 있어요. 불필요한 짐은 버리고, 정말 소중한 것만 남겨서 가려고요."


부장님은 그녀의 단단한 말투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섰다. 새벽이슬은 웃으며 다시 책상 정리로 돌아갔다. 회사에서는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진 시간이었지만, 그녀는 그 시간을 '자기 돌봄'이라는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고 있었다.


야간 대학 (1): 기술의 냉정함이 아닌 '온기'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새벽이슬은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목요일의 첫 강의는 '사회복지 실천기술론'. 교수님은 사회복지사가 내담자를 만날 때 사용하는 면접 기술과 개입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여러분,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기술'은 결국 '관계를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기술을 너무 강조하면, 내담자는 그저 '문제 해결의 대상'으로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수님은 '적절한 질문 던지기'에 대한 실습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교과서적인 질문들을 외우듯 던졌다. '그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교수님은 새벽이슬에게 시선을 돌렸다. "새벽이슬 씨는 직장 생활을 오래 했으니, 사람들과 소통하는 '나만의 기술'이 있을 겁니다. 딱딱한 교과서 내용 말고, 새벽이슬 씨만의 진짜 기술을 보여주세요."


새벽이슬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낮에 보았던 눈빛이 살아 있던 옛 사진을 떠올렸다. 그녀는 가상의 내담자를 앞에 두고 말했다.


"기술은 결국 진심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딱딱한 질문 대신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저에게 오시느라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을까요. 잠시 숨을 고르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여기 있으니, 괜찮아질 때까지 옆에 있을게요.'"


강의실에 잠시 따뜻한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말은 어떤 기술적인 용어보다 따뜻하고 진정성 있었다. 교수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훌륭합니다. 가장 인간적인 태도가 가장 훌륭한 실천 기술입니다." 새벽이슬은 깨달았다. 회사에서 배웠던 냉철한 보고 기술 대신, 이곳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온기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야간 대학 (2): 환경이 아닌 '나'를 보다

잠시 휴식 후, 두 번째 강의인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시간이 시작되었다. 교수님은 인간의 성격이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 설명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갑니다. 회사의 분위기, 가족의 기대, 사회의 시선... 이 모든 것이 우리 행동의 틀을 만듭니다. 하지만 반대로, 환경의 압력에서 벗어났을 때, 진정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교수님의 질문은 새벽이슬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꿰뚫는 듯했다. '회사'라는 환경에서 벗어나고 있는 그녀에게 던지는 질문.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회사에서는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살아야 했고, 집에서는 '헌신적인 엄마'로 살아야 했다. 이 모든 역할의 옷을 벗으면 남는 나는 누구일까?'


강의를 들으며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환경이 나를 규정했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내가 환경을 선택하고 만들어갈 시간이다.' 퇴사는 단순한 직장 이동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사회 환경'을 재설계하는 중대한 결정이었다. 불안했던 마음속에 '새로운 나'에 대한 기대감이 물결치기 시작했다.


집: 환경 재설계의 첫걸음

밤늦게 집에 돌아온 새벽이슬은 아들 한월이가 아직 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월이는 거실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 이제 왔어?" 한월이가 반갑게 달려왔다.


"응, 이제 왔지. 너 아직 안 자고 뭐 해?"


"엄마 기다리지. 근데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진로'에 대한 숙제를 받았는데, '나는 어떤 환경에서 살고 싶어?'라는 질문이 제일 어려웠어."


새벽이슬은 무릎을 꿇고 아이의 눈을 맞췄다. 이 질문은 오늘 그녀가 강의실에서 들었던 질문과 똑같았다.


"한월아, 엄마가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 아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 환경에 끌려가기만 해서는 안 된대."


그녀는 한월이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갔다. "자, 오늘부터 우리 집의 '밤 환경 재설계'를 시작하자. 밤에는 '온기와 대화'가 가득한 환경을 만들 거야."


새벽이슬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따뜻하게 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우유를 마시며 하루 동안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공유했다. 회사에서의 '기술' 대신 '온기'를 사용하고, '외부 환경'이 아닌 '내면의 나'를 이야기하는 시간.


한월이는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도 숙제 해결했어. 나는 엄마랑 같이 따뜻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싶어."


새벽이슬은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복지 실천의 가장 훌륭한 기술은 바로 가족에게 진심을 다하는 이 순간의 온기라는 것을 그녀는 깨닫고 있었다.


'기술'을 넘어선 '온기'를 배운 새벽이슬. 그녀의 다음 단계 '환경 재설계'는 어떻게 진행될까?


목요일 밤, 새벽이슬은 자신이 오랜 시간 갇혀 있던 '경쟁과 효율' 중심의 환경을 재설계했다.

'온기의 기술'을 적용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집안의 '공간 기능 재정의'였다. 늘 책과 문제집으로 가득 차 있던 거실의 긴 테이블 위에서 문제집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같이 만드는 것'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한월이에게는 새로운 '공유 캔버스'를, 자신에게는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느슨한 독서 공간'을 만들었다. 이로써 거실은 '성적을 올리는 전쟁터'가 아닌, '함께 삶을 배우는 휴식처'로 재설계되었다.


다음으로, '시간의 재설계'를 단행했다. 밤 10시 이후, '공부 시간'이라 불리던 강박적인 시간을 '온전히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으로 바꿨다. 그녀는 그 시간에 한월이에게 먼저 다가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건네며, "오늘은 학교에서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었니?"라고 물었다. '공부'라는 단어를 잠시 잊고, '사람으로서의 연결'을 복원하는 것이 환경 재설계의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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