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이 (한국문학상 대상 시인)
설날이 며칠 남았다고
초인종이 연신 울리고
여기저기서
택배 상자가 집 문지방을 넘어온다
상자들을
현관 한켠에 차곡차곡 쌓아둔다
나도 보내야 할
어느 겨울 언덕이 있을 터인데
무거운 짐가방을 문 앞까지
들어다 주고 간
주름진 그 사람의 손등
내게 준 연둣빛 알알들
하얀 꽃잎이 마르는 소리를 듣는다
내일은
어머니께 안부전화를 해야겠다
자식들 발소리 언제 들리나
몇 번이고 문 앞을 서성였을
어머니의 종종걸음이
저녁 기도 촛불 앞에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