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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풍경

by 정용수

한평생을 가난하게 살다 간

아버지 무덤 찾아와

한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온

늙은 아들이 엎드려 운다.


“아부지예, 아부지예

지는 사는 게 와 이리 힘이 듭미꺼.

저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예.

저 진짜 죽도록 고생했는데예.”


감추고 살았던 오래된 설움

아버지 앞에 쏟아 놓고

가슴을 치며 운다.

뜨거운 눈물 뚝뚝 흘리며 황소처럼 운다.


“제가 이리 못난 아들이라 죄송합니더.

정말 죄송합니더.”


목 매인 인사 어렵게 남기고

늙은 아들이 휘적휘적 산을 내려간다.

뒤돌아보며

뒤돌아보며

막막한 내일로 다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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