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대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 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시집 <나와 마주하는 시간>중에서
살아가면서 뒤처진 느낌을 받았던 경험이 나를 아프게 한다. 비교하며 사는 것도 아니었는 데 언젠가 뒤처진 자신의 모습을 느끼게 되고, 그 순간 초조해진다.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는 시인의 표현은 관계 속에서 많은 이들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우리도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모르는 사람의 위로를 받으며 힘을 내고 있는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위로할 힘은 자신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인생길에서 넘어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면.
조금 뒤처진 느낌이라도 꾸준히 지속할 힘을 가지고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그것이 나의 발길에 자유를 줄 것이니까. 언젠가 쓸모없는 짐은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 날이 올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