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을 덮친 부동산 '회오리', 나는 왜 그 전화를 받았을까?
문득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집 볼 수 있냐고...
매수자가 있다는 소식이었다.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을 때 내 집값은 미동도 없다.
서울과 수도권의 차이가 이런 건가 싶어 속상했다.
손 놓고만 있을 수 없어 서울에 집을 사기로 결심했다.
강남 3구는 너무 비싸 엄두도 낼 수 없어
옆에 있는 광진구로 정하고 한강변에 자리 잡은 아파트로 매물을 보던 중이었다.
드디어 서울특별시민이 되는구나 싶어 기뻤다.
서울을 떠난 지 어느덧 20년.
언니들 집에 갈 때마다 확확 변하는 서울은 위협감 마저 든다. 넘사벽으로 느껴져서....
내가 살았던 종로구 무악동만 해도 언덕배기에 있는 산동네였다.
판자촌 비슷한 콧구멍만 한 집이었는데
그곳은 재개발 바람이 불어 천지개벽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수도권에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스타필드가 내 집 인근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높아가고 있다.
나 또한 그 기대감에 설렘 한가득이다.
희한하게 사람이 뭐에 씌면
아무 생각도 판단도 되지 않나 보다.
매일매일 매물을 보며 하루빨리 서울특별시민이 되겠다는 부푼 꿈을 꾸던 어느 날,
전화가 한통 왔다.
중개업소다.
그 한 통의 전화가 지옥의 서막이었고,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했으며,
내 지랄병을 잠재우기도 한 탈출구도 되었다.
' 집 내놓으셨지요?'
'네'
'매수자가 있는데 파시겠어요?'
'글쎄요...'
'매수자 있을 때 파시는 게 어떠세요?'
'00 정도 주시면 팔게요'
이 몇 마디로 계약금 1억이 들어왔다.
그 집은 더 이상 내 집이 아니었다.
그리고 15일쯤 지났을까.....
멍~~~~~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15일 전,
전화가 왔던 그날,
내가 과연 무슨 일을 저지른 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런 생각도, 어떠한 판단도, 좋은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나의 모든 세상이 그 뉴스 기사가 나오는 시점부터
정지된 것만 같았다.
그 집은 분양받아서 17년을 가지고 있던 집이다.
결혼해서 내가 가진 첫 번째 집이었다.
그 집 앞으로 GTX-C 노선이 들어온단다.
그런데 이 발표로 단순 바람이 아닌
커다란 회오리 같은 바람이 밀려올 것 같은 느낌을
직감적으로 받았다.
< 이 이야기는 시리즈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