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눈은 언제 와?”
하원을 마친 수호와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아빠, 눈은 언제 와?”
“응? 눈?”
나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기 나무 보이지? 저 나무의 나뭇잎이 다 떨어지면 눈이 와.”
수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나뭇잎이 다 떨어지면 눈이 와?”
“그건 말이지, 나무가 눈이 내려앉을 자리를 준비해줘야 하거든.”
수호는 대답 없이 나무를 한참 바라봤다.
작은 마음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을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수호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빨리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면 좋겠어.”
“왜?”
“아빠가 그랬어.
나뭇잎이 다 떨어져야 나무가 눈이 앉을 자리를 만들어준대.”
아내는 잠시 웃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그래도 조금은 정확히 알려줘야지…”
나는 머쓱했지만
솔직히, 나쁘지는 않은 대답이었다고 생각했다.
어린 마음에 세상이 조금 더 예쁘게 보였으면 했다.
그게 틀린 건 아닐 테니까.
저녁식사를 마치고
수호와 공룡 장난감으로 놀던 중
또 다른 질문이 날아왔다.
“아빠, 공룡은 왜 지금 없어?”
“응, 다 죽어서 없어. 있으면 큰일 나.”
“왜 큰일 나?”
“다 잡아먹을걸?”
수호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빠도 잡아먹고, 엄마도 잡아먹고, 수호도 잡아먹어?”
“그럼~ 싹 다 잡아먹을걸?”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살짝 눈썹을 올리며 나를 바라봤다.
(정확히 알려주라며…)
나는 슬며시 시선을 피했다.
아이의 물음에
어떻게 대답하는 게 최선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른다.
정답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과
세상을 예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자꾸 흔들린다.
이렇게 나는 또,
아빠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