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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 아프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

by 김해피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한 채 태양을 향해 더 높이 날아올랐다.

그러나 밀랍으로 붙인 날개가 뜨거운 태양열에 의해 녹으면서 결국 그는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인간 역시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이카로스처럼,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 욕망을 누구든 마음속에 품고 산다.

'높이' 란 물리적인 공간일 수도 있고, 사회적 지위나 명예, 혹은 부와 성공일 수도 있다.


그리고 젊은 날의 열망은 이카로스처럼 경고를 무시한 채, 폭주 기관차처럼 목표를 향해 쉼 없이 질주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결국 육체적, 정신적 한계가 찾아오고, 밀랍이 녹듯 열정의 엔진은 차디차게 식어버린다.

그렇게 우리는 나락으로 떨어지며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높은 곳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그곳에서는 더 넓은 세상이 보이고, 남들이 볼 수 없는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추락의 고통 또한 커진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며,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올라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

또한 떨어질 때 스스로를 지탱할 완충장치를 만들고, 늘 스스로를 다잡고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높이에 취해 허세를 부리고, 남을 무시하고 교만에 빠진다면, 언젠가 그 높이만큼의 고통은 오롯이 본인 스스로 감당해야만 한다.


반대로 평소 남에게 선행을 베풀고 정당하게 올라갔다면, 추락의 순간에도 주위의 손길에 기대어 덜 아프게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듣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국이 영원하지 않듯,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세상의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높이를 늘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카로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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