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센터(Mall) 방문은 자존감을 더욱 훼손한다

나의 독서노트: <Life After Progress>

by 노바티오Novatio

아름다운 자연 한가운데서 행하는 운동과 신선한 공기는 인간에게 있어 '자연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소속감 형성에 중요하다는 점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콘크리트 빌딩 숲 속보다는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자존감 형성'에도 무척 중요하다.

인도(India) 북쪽 '라닥 Ladakh'에 있는 '초-모리리 호수 Tso Moirri Lake' (Photo by Dhara Prajapati on Unsplash)


영국에서 조사한 연구결과,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던 응답자의 90퍼센트가 (광활한 자연이 아닌) 도심 속에 조성된 공원에서 산책을 해도 자존감을 향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쇼핑센터를 방문할 경우 응답자의 44퍼센트는 자존감이 감소했으며, 22퍼센트는 더욱 우울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조사결과 나타났다.


The Importance of exercise and fresh air for our well-being and for a sense of belonging to life cannot be overestimated. Modern scientific research is beginning to back this up: a study in UK showed that 90 percent of people suffering from depression experienced an increase in self-esteem after walk in a park. After a visit to shopping center, on the other hand, 44 percent felt a decrease in self-esteem and 22 percent felf more depressed.

- Helena Norberg-Hodge, <Life After Progress>, Local Futures (2022), Page 7


Helena Norberg-Hodge, <Life After Progress>, Local Futures (2022), (Image: Aladdin.com 화면 갈무리)




어느 사회나 그늘진 곳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도시인들의 삶은 대체적으로 풍요롭다고 할 수 있다.


'지척(咫尺)‘에 널려있고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에서부터 대형 마트, 할인점, 프리미엄 아웃렛 등 일정한 소득만 있다면 소비에 필요한 웬만한 것은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 폰과 PC, 노트북 화면에 펼쳐진 다양한 물품과 서비스도 손가락 운동 몇 번이면 문 앞까지 배송이 되는 무척 편리한 세상이다. 새벽에 반찬까지 집 앞에 도착하는 풍경을 보면 인터넷 1세대인 나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추구하는 삶을 살기에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도 거의 하지 않는다. 소득의 10% 정도는 책을 사는데 할애한다. 책 배달도 중고서점으로 배송처를 선택하고 매장에 직접 가서 주문한 책 만 들고 온다.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집에까지 배달되는 포장 박스와 내부 비닐 포장지, 주문자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제거하는 것도 번거롭고, 무엇보다 배송을 하는 택배기사들의 수고로움이 나에게는 심리적으로 '미안함'이 앞선다.


식탐이 전무하기에 음식 배달 앱 자체가 모바일 폰에 깔려있지 않다. 맛집 탐방은 해 본 적이 없다. 배가 고프면 근처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밥 한 끼 먹자고 집으로 배달되는 온갖 플라스틱 용기와 용기를 둘러싼 비닐 랩과 이를 모두 담은 커다란 비닐봉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소비가 거의 없기에 현금이 자동적으로 모인다. 그렇게 모인 계좌의 숫자가 어느 정도 늘어가면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정도 홀로 여행을 종종 떠난다.


나 또한 도시인의 삶을 살기에 고독감과 우울함은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마다 조용한 곳에서 자연을 접하며 주변을 돌아다닌다. 그런 가운데 일주일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무의식에 쌓여있던 두뇌 속 잔상과 찌꺼기들이 모두 제거되는 '느낌'을 종종 만끽한다.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할 때,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30분에서 1시간 정도 무작정 걷는 것을 좋아한다.


두 발로 약간 빠르게 걷다 보면 숨이 다소 가빠온다. 그걸로 족하다.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렇게 어제와는 또 다른 오늘 하루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