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은 나만의 신화였나

마이너스 대출 영끌 개미의 외침: 모두가 팔 때 나는 왜 샀는가

by 영끌국장개미

​나 홀로 '코스피 5000'을 향해 뛰다


​대통령의 '코스피 5000' 발언과 '국장 재진입은 지능순'이라는 메시지를 굳게 믿고 1,200만 원 마이너스 대출을 실행했던 그 순간, 나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나는 이것이 대한민국의 패러다임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전환되는 역사적인 변곡점이라고 확신했다. 그 기회를 선점해야 막내딸에게 방 한 칸을 줄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의 절박한 매수와 17조 원 규모의 대규모 매도세가 같은 시기에 충돌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를 넘어선 비극이었다. 내가 희망을 걸고 뛰어든 순간, 다른 개미들은 공포 혹은 이익 실현의 심리로 짐을 싸고 있었다.


개미들이 국장을 떠난 진짜 이유: 17조 원의 메시지


​내가 대출을 실행하고 1,200만 원어치 주식을 풀매수한 직후, '영끌 국장 개미' 타이틀을 달았을 때, 시장에서는 "코스피를 떠나는 개미들"이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그들이 17조 원을 팔아치운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다고 했다.


​첫째, 차익 실현 심리였다. 특히 개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대형주였다. 코스피가 이미 고공 행진을 하자, 개미들은 '지금 팔아서 차익을 실현하자'는 마음으로 대거 매도 버튼을 눌렀다. 나처럼 '추가 상승'을 믿고 들어간 이들은 기사에 달린 댓글을 미루어 짐작했을 때, 아마 없는 것 같았다. 이미 코스피가 역사상 최고점을 뚫었기에, 대다수 개미는 이미 오른 주식을 현금화하고 떠나려 한 것이다.


​둘째, 역시 미장에 대한 선호와 관세 불확실성이 작용했다. 국내 증시를 떠난 돈은 상당 부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세 이슈'가 불확실성을 키웠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국내 증시의 양도세 등 세제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영끌 개미의 고독한 첫 발: 돌아와! 국장 개미들아!


​조금 위로가 되는 부분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었다. 개인이 17조 원 넘게 팔아치울 때, 외국인은 11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는 말이 쓰라린 내 마음을 달래주었다. 이는 개인들이 팔고 나간 물량을 외국인이 저가 매수로 받아내 준 것이다. 개미들이 '고점'이라 판단하고 떠난 자리를 외국인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았다는 것은, '그래도 대통령이 잘해주고 있고,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것 아닐까? "돌아와! 국장 개미들아!"


​나는 대통령의 희망적 발언을 믿었지만, 수많은 개미들은 희망 대신 현실의 압박을 선택했다. 그들의 대규모 매도세는 내가 기대한 '코스피 5000 가즈아!'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과연 나의 영끌 투자는 시대의 흐름 속 변곡의 방점을 찍는 '강력한 일격'이었을까, 아니면 대다수가 떠난 침몰하고 있는 배에 뒤늦게 올라탄 '바보의 자폭'이었을까? 진정 나는 고점에 물린 것일까? 내 주식 계좌의 파란색 숫자는 오늘 나의 소신을 흔들었다. 1,200만 원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 상환일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은, 더욱 거세게 나의 심장을 조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