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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pr 10. 2023

첫번째 타로점, 결혼을 해도 될까요?

[여하튼 타로 #2] 1부 미래 운명 결정 시스템이란...

1. 타로점에 도전하다.


타로 카드를 처음 만나고 타로 카드를 통해 어설픈 나를 '완성 (업그레이드)'하기로 했잖아. 그래서, 당장 타로 카드 하나를 샀어.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어. 타로카드가 전부 78장인데, 내가 그 78장의 의미를 모두 외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콱 막히더라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강의를 듣기로 했어. 일단 집근처 문화센터 강좌를 검색했어. 다행히 문화센터마다 타로강의는 다 있더라고. 그래서, 바로 강의 신청했어. 주 1회 3개월 강의를...


그 강의를 듣고 나서야 타로 카드 전체를 이해할 수 있었어. 마블 세계관을 이해햐야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일종의 타로 카드 세게관을 조금 이해했다고나 할까. 그러자, 자신감이 생겨났어. 다른 사람의 타로점을 봐줘야지... 음하하하




2. 결혼할까요? 내 첫번째 타로점!


지금 만나는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요?

  

그는 진지하고 중요한 질문을 꺼냈어. 허걱... 난 당황했어. 누가 타로 초보 아마추어에게 이런 중요한 질문을 던지냐고? 나는 타로 리딩 (타로점) 연습하려고 그에게 가벼운 고민 하나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그가 던진 질문은 100톤만큼 무겁잖아. 이건 반칙이야!!!


나는 그 순간 쫄아어 얼어붙었어.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질문은 전문가에게 하고, 나한테는 재미삼아 오늘 점심 메뉴 선택 등 캐쥬얼한 질문을 하라고 말하고 싶었지. 그런데, 난 이미 얼음이 되어 있었아. 그런 말할 여유도 없을 만큼.


도대체 그는 왜 나에게 이런 어려운 시련을 주는걸까? 타로점이 진짜 미래를 예측해준다고 생각하는걸까. 만약, 타로점에서 부정적인 점괘가 나오면 어떻게 할 생각일까.


이런 원망을 하면서, 그의 얼굴을 다시 보았어. 그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내 다음 행동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에게는 지금 이 고민이 정말 중요하다는 표정이었지. 오죽 고민이 많으면, 타로 초보에게 이런 큰 질문을 했을까 싶었어.

 



3. 첫번재 타로점, 적중!


혼미한 정신을 토닥이면서, 그에게 카드 7장을 뽑으라고 말했어. 왜 7장을 뽑으라고 말했냐 하면, 문화센터 타로강의에서 7장으로 해석하는 인간관계 스프레드를 하나 배웠기 때문이야. 이 스프레드는 내 상황을 말해주는 카드 3장, 상대방의 상황을 말해주는 3장, 그리고 결과 1장으로 구성되는 스프레드야. 문화센터 타로 선생님이 연애 질문에는 이 스프레드 사용하면 좋다고 했어.


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그가 카드 7장을 뽑을 때까지 기다렸어. 내 심장은 이미 쿵쾅쿵쾅 울리기 시작했어. 그가 뽑은 카드를 가만히 보았어.


아싸!!! 다행이다.


난 럭키맨~~~ 내가 그래도 잘 아는 카드들이 나왔어. 오늘 정말 운이 좋은데. 음하하하하. 게다가 서로 대칭을 이루는 두장의 카드가 나와 버렸지 뭐야. 간단히 설명해 볼께. 그의 상황 카드는 '말을 타 빨리 달리는 기사 카드 (소드 기사)'였어. 반대로 상대방의 상황 카드는 '말이 멈춰 있는 기사 카드 (펜타클 기사)'였고.


난 두근두근 긴장한 상태로 그의 얼굴 표정을 보며 이렇게 말했어.


"나는 당신과 당신 연인 관계는 전혀 모르지만, 당신은 좀 급한 성격이고, 상대방은 천천히 하는 성격이예요. 그래서, 당신이 보기에 상대방이 답답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의 마음에 애정이 없는 게 아니라, 그의 성격이 원래 그래서 그래요. 당신이 너그러워 지면 잘 될 것 같아요."


초보 아마추어치고는 괜찮은 답을 했다고 생각했어. 내가 잠심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사이, 그는 이렇게 말했어.


"맞아요. 제가 좀 급하죠. 그 사람은 좀 느긋하고."


휴~~~ 휴~~~

살았다~~~




4. 타로점은 점술일까, 상담일까?


3달 후 그는 나에게 청첩장을 가져왔어. 그 때 타로점을 봤던 그 사람과 결혼한다고. 나는 묻고 싶었어. 그의 결혼 결정에 내 타로점이 영향을 미쳤냐고 말이야. 그러나, 그런 질문을 직접적으로 할 수는 없잖아. 그냥 조금이나마 그의 고민에 인사이트를 보여준 거 아닐까라고 생각해.


그의 타로점을 다시 생각해 봤어. 그는 '그와 결혼할까요?'라는 미래 예측을 질문했지만, 내 타로 리딩은 그와 상대방의 현재 마음 상태를 보여줬어. 한 명은 급하고, 한 명은 느긋하다고... 그래서 오해와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이야.


아마도 그에게는 미래 예측보다 이런 현황 설명이 좋았던 것 같아. 아무리 미래에 대한 예측이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해도, 왜 그런 긍정 예측이 나왔고 (상황 분석), 내가 어떤 방향으로 행동을 해야 하는지 (조언) 말해주지 않으면 그 예측을 그대로 믿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하거든.


 자신감이 생겼어. 타로  초보 아마추어인 내가 이렇게 멋지고 환타스틱한 타로리딩 (타로점)을 했다는 것이 너무 뿌듯했어. 어깨뽕 잔뜩 들어간 느낌이야.


그러면, 이제 또 다른 동료를 찾아서 타로점을 보아준다고 해야겠어. 음하하하하.   




5. 에필로그 : 타로점으로 미래 예측할 수 있을까?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이번 타로점으로 내가 미래를 예측하기는 한 것일까?


왜 이런 생각을 했냐하면, 내가 타로점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거든. 내 미래를 알고 싶어서... 그런데, 이번 결혼 타로점은 미래를 명쾌하게 보여주지 않았어. 그냥 상황과 상대방의 마음을 보여주었어. 그런데도 타로점을 본 그는 매우 만족했고,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도, 나처럼 어설프고 소심한 사람에게는 적중율 90% 이상의 점술이 필요하단 말이야. 그래야,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해 볼 수 있거든. 세상 좀 편하게 살아보고 싶다고...


정말 타로 카드로 그렇게 행복하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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