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알아봐준다는 사소한 사실이 이렇게 내 미음을 따스하게 해리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다.
나는 이 분을 매주 월요일에 만난다. 바로 회사 근처 스타벅스에서... 나는 아침 7시 50분쯤에 회사 근처에 도착해서,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8시 50분쯤 회사로 들어간다. 그 시간에 잠깐 마주치는 사이다. ㅋㅋ 사실 전혀 어떤 관계도 아니다. 그 분은 내 닉네일을 알 뿐이고, 나는 그분이 거기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이상 아는 것이 없다.
내 느낌을 이미지로 표현하면...
2.
나는 솔직히 매우 놀랐다. 그 분이 나를 알아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 분이 나를 알아본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설명을 해보겠다.
나는 스벅 두군데를 번갈아 간다. 평일 아침 5번을 간다고 하면, 월요일에는 A 매장을 가고, 화~금요일에는 B매장을 주로 간다. 지금까지 B 매장에서는 나를 알아봐주는 직원분이 3~4분 있었지만, A매장에서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3달 전 쯤이었다. 스벅 앱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매장컵/테이크아웃컵 선택 방식이 바뀌었다. 나는 기존에 하던 대로 주문을 했고, 내 닉네님이 불리자 커피를 가지러 갔다. 그런데, 매장컵이 아닌 테이크아웃컵이 있는 것 아닌가?나는 당황했다.
나는 여기에 월요일에는 꼭 오고, 기껏해야 한번 더 오는 고객에 불과한데 기억해 주는구나.
그리고, 이 분은 음료를 픽업할 때 항상 눈을 마주쳐 주면서 인사를 한다. 그래서 나도 꼭 눈을 마주치고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스벅 직원들은 10명 중 7명은 픽업을 줄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냥 무표정한 얼굴로 '맛있게 드세요.'라고 영혼없어 보이는 매뉴얼 인사를 한다. 반면, 3명 정도는 눈을 마주쳐 준다.
그리고, 나처럼 자주 가는 사람에게는 '또 오셨어요.'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준다. 마스크 뒤로 살짝 미소를 지어준다거나, 눈을 조금 길게 마주쳐준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