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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Jul 01. 2024

연애운은 내 착각이었어. 그래도, 뻔뻔하게!!!

#10 신촌 우드스탁 혼술 2탄

1.


1일 1날티, 1일 1뻔뻔을 생활화해서 새로운 세상을 살아보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뻔뻔함을 부릴만한 기회가 별로 없다. 그게 아니면, 내가 1일 1뻔뻔을 잊은 채로 설렘을 포기한 루틴한 삶을 살고 있거나 말이다.


그래서, 페퍼톤스의 <라이더스> 노래를 들으면서, 이번 주에 특별히 뻔뻔하게 환 행동을 생각해 본다. 음... 정말 없나? 


하나 있다.

아니다. 2개 있다.

아니다. 3개 있다.




2.


우선 첫번째 뻔뻔 스토리부터 얘기해 보자.  


지금은 관계가 좀 멀어진 예전에 친했던 친구(여사친)에게 벙개를 요청해서 만났다. 사실, 이제 그 친구에게는 연락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주 팽창 이론처럼, 그 친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앞으로도 더 멀어질 것이 때문이다. 그 친구와의 접점이었던 모임 그 자체가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솔직하게 말하면, 그 친구에게 벙개를 요청한 배경은 지난주에 배워서 점을 봤던 르노르망 카드점 영향이 크다. 지난주 연애운 점을 봤을 때 나에게 연애운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예전 여사친들과의 연애운을 재미 삼아 점쳐봤다. 물론 3명 모두 연애운이 없다고 나왔다. 과정에서  그 친구의 근황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한때는 조금 자주 얘기도 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했지만 서로 접점이 사라지면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으니까.


그런데, 지난 목요일이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 무렵 나는 왠지 오늘 술 한잔을 마고 싶었다. 오늘도 집에 바로 퇴근을 하면, 뻔하디 뻔한 일상생활로만 가득한 한주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회사--회사-집이라는 루틴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누구에게 연락해볼까? 회사 동기들, 과거 부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봤다. 모두 선약이 있거나 집안에 일이 있다고 한다. 누구한테 연락을 해볼까 고민을 하던 중 그 친구 생각이 난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뻔뻔하게 연락을 했다 .


한번 더 솔직하게 고백하면, 뻔뻔하게 연락한 것은 아니었다. 30분 동안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카톡에 '오늘 개할래요?'라고 썼다가 지우고 또 썼다가 지우고 그것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러던 중에 '뻔뻔함' 세 글자가 주먹을 내밀어 내 머리를 강타하며 '그 소심함을 버리라니까'라고 말했다. 그래서, 한번 뻔뻔하게 연락해 봤다. 안된다고 하면 말고... 쪽팔릴 일도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3.


그렇게 해서 개를 물어봤고, 그 친구는 오늘 침 시간이 된다고 해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특별히 할 얘기는 없는지라, 그냥 서로의 근황 토크 회사 얘기하다가 헤어졌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르노르망 카드점을 봤는데 내 연애운이 좋다고 해서, 혹시 그 연애운 대상이 그 친구가 아닐까 생각해 봤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말하고 1년 동안 쪽팔릴 생각을 하니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헤어지고 나니 8시 30분쯤이었다. 나는 그냥 집에 갈까 말가 고민하다가, 뻔뻔하게 또다시 신촌 우드스탁에 혼술하러 향했다.


지난번에 혼자 우드스탁을 처음으로 혼자 갔었지만, 아직도 나는 혼자가 뻘쭘하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용기를 내고, 용기를 내서 신촌으로 갔다. 신촌 지하철역에 내려서 우드스탁으로 두리번거리며 걸어갔다. 주위에는 모두 20대 젊은이들 뿐이었다. 20대 젊은이들 사이에 아재 1명이 걸어가고 있는 꼴이다. 다행히 와이셔츠를 입은 아재 모습은 아니어서 그래도 다행이었다.


드디어 우드스탁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우드스탁 문을 열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앞에서 유턴 하기로 했다. 여기 정도까지 했으면 잘한 거 아니냐라고 스스로 정신승리하며 말이다.


또 솔직히 말하면, 오늘 그 친구와 만남이 조금 서인지 마음이 그냥 무거웠기 때문이다. 굳이 그 사람에게 개를 요청했어야 했을까? 애운이 좋다는 그 점괘에 희망을 품고, 진짜인지 확인하려고 그 친구에게 어색하게 연락을을 왜 했는지 이불킥하고 싶었다. 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우드스탁에 들어가서 혼술 한잔 하기에 마음이 텁텁했다. 물론 이런 내 마음은 모두 핑계일 수 있지만... 여하듯 나는 돌아섰다. 그리고 집으로 갔다

우드스탁 앞에서 유턴하면서 외치다.




4.


이번 주 뻔뻠함을 점수로 매기자면 50이다. 다음에는 혼술을 용기있게 당당하게 하거나, 예전 지인에게 당당하게 약속 제안을 하거나, 우드스탁 문 앞에서 돌아서지 않으련다.

 

그리고, 애운 같은 설픈 희망 회로를 돌리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런 어설픈 망상이 쪽팔림을 만들어낸다.

 

그러고 보면, 1일 1뻔뻔함도 쉽지 않다. 세상에는 쉬운 게 하나도 없는 법이니까... 그래도, 과거의 소심함은 안녕하고, 내일의 뻔뻔함을 생각하기로 했다.


"가슴 벅찬 오늘, 무척 셀레이는 내일,

 어딘가에서 기다리는 눈부신 바다를 꿈꾸네."

- 페퍼톤스, <라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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