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동료 팀원 A가 용하다는 점집에 갔다 온 얘기를 해주었다. 동료가 갔다온 점집이 어떤 곳이냐 하면, 회사 근처 10분 거리에 있고, 회사 사람들이 자주 간다고 한다.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회사 기획부서 직원들이 높으신 분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간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잘 맞춘다고 ㅎㅎㅎ
A가 용하다는 그 점집을 방문한 이유는 팀장하고의 갈등 때문이다.A는 팀장과 이유를 알 수 없는 갈등이 생겼고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사주를 보러갔단다. 팀장과 자기가 생각하는 업무 추진 방식이 달라서 자꾸 충돌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얘기를 꺼내자, 점집 선생님은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팀장의 사주에 4월부터 '충'이 들어왔어. 그래서 지금 매우 안 좋은 상태야. 8월이 되면 나아질 것이야. 그때까지 조금만 참아라."
그 말을 들은 A는 '그래서 그런 건가. 충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만 참아보자.'라고 마음을 먹었단다.
참고 기다리자...
그것이 용하다는 점집 선생님의 솔루션인 셈이었다.
2.
그런데 말이다.
동료 A는 그 점집을 다녀와서, 마음이 70% 편해졌다고 한다. 정말로 편해졌다고 말한다. 일종의 힐링 축복을 받고 온 느낌이라고 한다.
"10만원 내고 1시간 동안 이렇게 힐링 받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는데..."라고 말 할 정도다.
나는 솔직히 A의 표현에 공감은 되지만, 이해는 안된다.
왜냐하면, A와 팀장 갈등의 근본 문제는 하나도 해결이 안되기 때문이다. 용하다는 점집 선생님의 말은 팀장의 마음 속이 복잡하여 갈등이 발생한 것이고, 그 복잡한 마음이 정리가 되는 시점이 오면 자연스레 A와의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 직딩들은 솔직히 알고 있지 않은가? 팀장의 일하는 방식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팀장과의 갈등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딱 2개다. 첫째, 팀장의 말에 절대 복종하는 것이다. 생각은 팀장의 몫이고, 나는 그냥 타이핑 치는 사람이자 실행자일 뿐이다. 둘째, 변화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일이다. 팀장이 바뀐다든지, 내가 부서를 이동한다든지 등의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수구리고 기다리면 된다.
욕심을 내서 팀장을 바꾸겠다는 객기를 부리다가는 망한다. ㅎㅎㅎ
나이든 사람들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팀장의 생각과 행동은 내 영향력이 1도 미치지 않는 영역이다. 절대 바뀌지 않는다.
3.
미래를 예측해주는 점으로 직딩은 뻔뻔해질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점술을 배우고 있다. 사주명리학 (사주점), 타로수비학 (타로점), 주역점 3가지를 말이다. 내가 점술을 배우기로 한 이유는 심플하다. 그냥 좋아서.. 그리고, 나같이 소심한 사람이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더 뻔뻔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내가 승진을 해야할 때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승진이 될지 안될지 무척 불안해한다. 불안은 영혼을 사각사각 갉아먹는다. 그런데, 점을 보았더니 승진한다는 점괘가 나왔다고 생각해보자. 내 영혼 속 불안을 박스에 넣어서 가둬 버릴 수 있다. 즉, 나는 뻔뻔하게 웃으면서 결과를 기다릴 수 있다.
즉, 미래에 대한 불안을 토닥토닥 잠재우려고 점을 공부하고 점을 본다.
그런데, 현실 점술 세계는 대부분 '운의 흐름'에 대한 얘기다. 지금은 운이 안 좋아서 그러니, 운이 언제 좋아지니 그때까지 참고 버티라고 조언을 한다. 그리고, 그 '운'이라는 것에 나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뻔뻔해지려고 점술을 배우지만, 나는 실제로는 그 점술로 뻔뻔해질 자신이 없다. 딜레마다. ㅎㅎㅎ
4.
직딩의 운이 좋아지는 방법은 딱 하나다.
Wait & Act - 적당한 타이밍이 올 때까지 가리리고 있다가, 실행하기
나에게 유리한 운은 그냥 거저 오지 않는다. 내가 뭔가 행동 Action을 해야 한다. 그 액션이 운의 세계에 잔잔한 떨림을 만들고, 그 떨림이 많아지면 결국 좋은 운으로 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