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디까지 챙겨 줘야 할까

by 부의엔돌핀

아내는 아이들을 너무나 잘 챙겨 준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다 신경 쓴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해 오던 오랜 습관이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이니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그래서,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한다.

나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외출하려고 옷을 입을 때 아이들은 엄마에게 꼭 물어본다.


"엄마, 위에는 어떤 옷 입어?"


그러면, 아내는 어떤 어떤 옷을 입으라고 알려 준다.


아내는 아이들의 옷의 색깔이며 모양이며

줄줄이 다 꿰차고 있다.


"엉, 파란색 OOO 그려져 있는 거 입어."


그러면, 아이들은 또 묻는다.


"엄마, 바지는?"


아내는 이 질문에도 척척 대답해 준다.


옆에서 보고 있는 나는 아내가 참 신기하다.

나는 아이들 옷을 하나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쯤 되니,

이런 생각이 종종 든다.


'아이들이 언제까지 엄마한테 옷 입는 것을

물어봐야 할까?

이제는 옷 입는 거 정도면,

스스로 해결할 나이인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엄마에게 묻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 준다.


"얘들아, 오늘 날씨가 추운데 두꺼운 옷 중에,

입고 싶은 것으로 입어."


그래도, 아이들은 여전히 엄마가 알려 준 옷을 입는다.

차츰 스스로 결정해서 입을 날이 오겠거니 한다.




나는 아내가 아이들에게 이거 입어라 저거 입어라 하는 것을,

이제는 그만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위아래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나가서,

사람들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다.


당연히 나도 이상한 옷을 입고 나가는 것보다는

예쁘고 멋있게 입고 나가는 것이 보기 좋다.


그리고, 나 같은 패션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보다는

아내가 훨씬 뛰어나니까.


그런데, 이제는 입을 옷을 결정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야 당연히 부모가 골라 줘야 한다.

하지만, 내년이면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들이니,

옷 입는 거 정도면,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을 옷을 결정하는 것이 뭐가 대수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어른들한테는 당연히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 나이게 되었으면,

이제는 사소한 것들은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작은 것들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게 하면,

아이들의 독립성과 주도성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러진 독립성과 주도성은,

스스로 공부하는 것과도 분명히 연결된다.


당연히 처음에는 아이들이 패션을 파괴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알아서 패션에 맞게 입을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아직도,

양말은 이거 신어라, 옷은 저거 입어라 하다면,

천천히 아이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연습을 시켜 보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도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옷 입는 것을 엄마에게 물어보면,

그때는, 엄마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중학생이나 됐는데, 옷도 내가 골라 줘야 하나?'


아이들 탓하기에는 엄마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믿고 천천히 연습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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