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블랙홀
강한빛을 내는 태양
누구도 가까이할 수 없는
태곳적 빛이
안으로
숨어들어
이제
빛을 먹어버리고
남의 빛도 자기 것 인양
냉큼 집에 삼키는
블랙홀
눈부셔 바라보지도 못할
태양
심연의 깊은 어두움에
두려워 바라보지도 못할
블랙홀
이제 누구의 빛을 가둘까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는
죽음만이 드나들 수 있는
시공간의 연옥
시곗바늘의 움직임은 춤을 추고
나의 얼굴과 너의 얼굴을
나의 것이기도
너의 것이기도
정의할 수 있어도 할 수 없는
망각의 포탈
블랙홀
너를
데려와
한 줌의 빛이라도
내게 하고 싶지만
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의 균열로
손을 집어 넣어보지만
그 한 줌 마음도
사치더라
끝까지 손잡아 주지 못할
한켠의 마음뿐이라면
차라리 외면이 약이더라
너와 너의
차원의
문 앞에 차마
돌아가지 못하는 미련도
독이더라
시간의 이면에
공간의 이면에
네가 가버린
블랙홀
나는 나에게 진실을 줄 수 없고
나는 여기 손에 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외면해야 하는 블랙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