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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렴. 엄마가 살아있는 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걸

아이들 이야기 6

by 핑크레몬








결혼 전에, 결혼할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이혼할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내가 돌돌싱이 되고 보니 이혼에 관해서도 미리 아이들에게 가르쳐 두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도 신중히 해야 되지만 이혼도 마찬가지란다.

엄마는 너네들이 이혼이라는 걸 겪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

꼭 기억해 줘.


결혼해서 어떠한 문제가 있을 때 바로 이혼을 떠올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좋아지지 않고 문제가 계속돼서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면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와 상의해 주렴.

그런 상황이 10번 이상 지속이 된다면 그래도 한번 더 참아봐 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안되면 그때 이혼을 생각해 보자.

조용히 눈을 감고 어떻게 해야 너 자신이 행복할지 생각해 보렴.

이혼을 해서, 혼자가 되어야 행복한 사람도 있지만

이혼을 하지 않아야 행복한 사람도 분명 있단다.

네가 어느 쪽에 해당되는 사람인지 너 자신에게 수백 번은 물어보렴.

그래도 이혼이 정답이라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참아보렴.

그래야 이혼 후에 후회가 없단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이혼이라면 엄마는 두 팔 벌려 널 안아줄게.

고생했다고 안아줄게.


그러다 재혼을 하고 또다시 엄마처럼 이혼을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 온다면

엄마로서 그런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첫 번째 보다 2배만 더 노력해 봤으면 좋겠어.

한번 이혼도 힘들지만 2번 이혼은 더더욱 힘들 거란다.

첫 번째 이혼보다 더 일어나기 힘들 거야.

그래서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2배만 더 참아봐.

그래도 역시 이혼만이 답이라면 이번에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참아보렴.

그렇게 하고도 또다시 이혼을 해야겠다면 엄마는 두 팔 벌려 널 안아줄게.

첫 번째보다 더 꼬옥 안아줄게.

더 힘들었을 거라는 걸 잘 아니까.


그러다 또 결혼을 하고 또 이혼을 하게 된다면

엄마는 또 두 팔 벌려 널 안아줄게.


수십 번을 반복한다 하더라도 그래도 네가 행복해지는 길이 이혼이라면...

기억하렴.

엄마가 살아있는 한 너네들이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걸.

몇 번이고 돌아와도 된다는 것을.


적어도 이혼할 때 엄마가 가슴 아플까 봐 못 하지는 않았으면 해.

네가 아프면 엄마는 몇 배 더 아프단다.

엄마는 네가 행복하면 돼.

결혼이건, 이혼이건,

가장 중요한 건 너네들의 행복이란다.


나는 실제로 나의 두 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엄마이고 싶습니다.


살다가 행여라도 몇 번이고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나는 아이들에게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고 싶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도,

힘든 결혼생활을 해도,

이혼을 한다 해도,

또다시 사랑을 찾아간다 해도,

언제나 와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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