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이 제법 자라 어제는 큰 잎을 따서 피자를 만들어 먹었다.
오늘은 다이소에서 가로로 긴 화분과 화분 몇 개, 물조리개를
사 와서 바질 씨앗을 더 많이 심었다.
지난주엔 우리 팀 잔여 경품 중에 바질 씨앗이 있어
어떤 팀원분에게 바질 씨앗을 여러 개 받았다.
바질은 처음 심는다는 팀원분에게 내 화분을 자랑하며
"내 바질 씨앗은 5일 만에 씨앗이 자라나더라", "작은 화분에 키우면
더디게 자랄 수도 있다더라"는 등 아는 체를 하는
나 자신이 얼마나 웃기던지.
다육이도 못 키우던 내가, 사무실 다육이도 5센티나 키우고
바질을 시작으로 카모마일, 라벤더, 토마토, 야로우까지
키우게 됐다.
매일 아침 물 한잔을 마시면서 식물들에게도 물을 주는데
그때마다 지난 밤보다 얼마나 자랐는지 살피고,
중심을 못 잡고 쓰러진 새싹을 흙을 덮어 세워준다.
시든 잎사귀가 있다면 떼어주고,
볕이 좋은 쪽으로 화분을 옮겨준다.
가랑비가 내리는 날은 실외기 위에 옮겨 비도 맞게 하고,
바람이 센 날은 베란다 문을 닫아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주 들여다보며 살피는 것,
이런 게 사랑인가 느낄 때가 많다.
어느 날은 하루 이틀 정도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잘 보이지 않는 화분 뒤쪽에 그새 시든 잎이 생겼다.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럴수록 보이지 않는 곳을 섬세히 살펴야 하는 것도 배웠다.
다이소에서 천 원, 이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이 작은
식물들이 매일 크고 작은 기쁨과 깨달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