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브래드 윌리엄스’는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그는 왜소증을 당당히 드러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스타일로 유명한 사람이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큰 사람으로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가르친 아버지 덕분에, 그는 무대에서 밝고 위트 있는 강연과 코미디를 한다.
장애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개성, 강점, 웃음 코드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나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브래드 윌리엄스에서 시작된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그들이 어떻게 코미디를 연출해 가는지 배우는 것으로 이어졌다.
유머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연습으로 만들어지는 기술이라고 한다. 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에게서 유머의 기술을 배워 선천성 진지충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려 한다.
1. 첫 번째 기술: 일상을 다르게 보는 눈
스탠드업 코미디언들도 우리처럼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고, 점심 메뉴를 고민한다. 다만 '보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지하철에서 마주친 광고 문구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왜 저 모델은 저렇게 행복해 보이지? 진짜 저 제품 써서 저렇게 웃고 있는 건가?" 이런 엉뚱한 생각들을 메모장에 적어둔다.
핵심은 '왜?'라는 질문이다. 왜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층수 버튼만 뚫어져라 쳐다볼까? 왜 회의실에서는 모두가 진지한 척할까? 이런 일상의 부조리를 포착하는 연습이 도움이 될 것 같다.
2. 두 번째 기술: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마법
유머의 핵심은 예상과 다른 결말이다. 코미디언들이 자주 쓰는 방식이 '셋업-펀치라인' 구조다.
- 셋업(Setup): 관객의 기대를 만드는 단계
- 펀치라인(Punchline): 그 기대를 완전히 뒤엎는 반전
브래드 윌리엄스의 코미디를 예로 들면 이런 식이다.
"우리 집안이 난쟁이 집안이 아니야. 난쟁이는 나밖에 없어. 누가 예상을 했겠냐고. 아빠는 키도 크고, 완전 운동선수 같아. 아마 마누라가 무슨 풋볼 선수를 낳을 줄 알았겠지." (셋업)
"그런데 그냥 풋볼을 낳은 거야." (펀치라인)
진지하게 시작했다가 예상치 못한 결론으로 마무리하는 것. 이게 바로 반전의 힘이다.
3. 세 번째 기술: 자신의 단점을 무기로 사용한다.
가장 강력한 유머 소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자신의 약점을 가장 먼저 농담거리로 만든다. 브래드 윌리엄스는 자신의 작은 키를 농담거리로 활용한다. 그 당당함이 단점을 조롱거리가 아닌 웃음으로 바꿔 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자, 이야기 좀 해보자 이 꺽다리들아. 여기서 꺽다리는 150cm 이상 다 포함이야. 너희들 내 전용 소변기에다 볼일 좀 보지 마. 내 전용 소변기가 있냐고?. 그래 모든 화장실에 다 있어. 두 종류의 소변기가 있는데, 하나는 그냥 일반 사이즈이고, 하나는 아주 아래에 있는 게 하나 있다고. 그게 내 전용 소변기라고. 그 소변기는 나랑 내 5살짜리 조카 잼민이랑만 쓰는 거야."
1. 매일 아침 3분 글쓰기
출근길에 일어난 작은 사건이나 떠오르는 단상을 '셋업'과 '펀치라인'을 활용해 짧은 글로 정리해 본다. 억지로 웃기려 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는 포인트를 찾는 것에 집중한다.
2. 소리 내어 말하기
작성한 글을 혼자 소리 내어 말해본다. 어떤 부분에서 웃음이 터지는지, 어느 부분에서 템포를 조절해야 하는지 스스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3. 일상 대화에 적용하기
짧은 글쓰기 연습이 익숙해지면, 친목 자리에서 굳이 진지한 이야기만 하기보다, '내가 오늘 아침에 겪은 웃긴 일'을 짧게 이야기해 본다. 길게 말할 필요 없다. 핵심만 간결하게 던지는 연습이 중요하다.
소사역에서 인천행 1호선에 오른 두 여성.
이른 아침이라 좌석이 텅텅 비어 있는데, 그들은 나란히 앉지 않았다.
대신 서로를 마주 보며 앉았다.
보통은 연인들이나, 싸우다 화해 각 잡는 친구들이 그렇게 앉는 자리.
그런데 이들은 대화를 하기 위해 마주 보고 앉은 거였다.
부평역에서 내릴 때까지 그들은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
소음? 민폐? 전혀 없었다.
소리 없이 아름다운 손짓, 몸짓, 표정으로만 대화를 이어갔으니까.
정작 가장 시끄러운 건, 내 머릿속 종소리였다.
“아, 수화를 배우면, 세상 어디서든 웃으며 얘기할 수 있겠구나!”
출근길에서, 생활의 지혜를 하나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