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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ke green Oct 08. 2021

심플함의 미학 스콘

혀굴리지 않는 발음까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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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함의미학 #스콘의맛

나는 스콘을 좋아한다. 처음  매력을 알게된  일산 백석동 브라운스톤에 있던 1330이라는 지금은 사라진 까페에서였다. 1330은 그 가게 번지수였다. (아, 지금 알고보니 다른 곳으로 이전했나보다.) 직접 만든 생크림과 시판용이 아닌 것 같았던 딸기쨈과 함께 서빙되었던, 과자도 빵도 아닌  중간의 오묘한 식감으로 나를 반하게 했던 콘. 그 때 이후 이 집 저 집 스콘을 먹으러 다녔었고 오븐을 사고 싶어졌다. 맥시멀리스트인 내가 그 욕망을 오래 누를 수는 없어 이내 우리 집 주방 한 켠에는 전기 오븐이 들어 앉았다.

집에 오븐이 생기고 한참 취미베이킹을 하던 때에 이런 저런 레시피로 스콘을  많이도 만들어 먹었었다. 인터넷을 뒤져 찾은 레시피에 생크림도 넣어보고 콘과 건과,견과, 커버춰 초콜릿, 고구마와 밤까지

사실 스콘은 들어가는 기본 재료심플하다. 몇가지가 추가된다고 해도 말이다. 거기다 재료들을 섞는 과정도 ‘슥슥~’이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심플함의 끝판왕이다. 차가운 버터를 따뜻하게 녹여 넣어서도 되고 슥슥 베어내듯 섞어야 하고, 페스츄리 같은 결을 만들기 위해 밀대로 밀고 접는 과정도 너무 열심이어서는 된다. 오래 공을 들여 반죽을 치댈수록 글루텐이 생성되면서 스콘이 가져야할 기본 소양인  매력적인 식감을 잃어버린다. 그저 무심하게 슥슥세상 간단한듯 하면서도 제대로  맛을 내기가 어렵다는  바로 이런  때문이다.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너무 치대서 딱딱해져버린 스콘, 너무 작게 만들어 층층이 무너져버린 스콘, 그냥 맛없는 스콘 나는 몇번이나 실패작을 만들어냈다. 그래도 운이 좋으면  실력에서 나올  없는 굉장히 맛있는 스콘이 나왔었다. 선을 지키며 만들어 내는 완성도는 인간관계와 결과비슷하다. 존중과 피로하지 않은 깊이, 예의, 정도…

요즘은 취미베이킹에서 손을 뗀지 오래다. (인간관계를 포기 아니다 ㅋㅋㅋ 사먹으면 맛있는  골라 먹을 수도 있고 무심한듯 슥슥의 기준에 예민해질(?) 필요가 없다.)


며칠  친구들을 만나 삼성동 대 백화점 푸드코트 내에 있는 빵집에서 스콘을 사먹었더랬다. 올려진 크림치즈 아이싱도 스콘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식감은 카스테라에 가까웠다. 이거 진짜 아닌데~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이제 아무 스콘이나 먹지는 못하는 입이 되었군.. ‘하고.


맛이란  상대적일  있다. 내가 좋아하는 스콘의 맛이 최고라   없다. 영국에 가본 적도 없는 내가 정통 스콘의 맛을 운운할 수도 없고,  정통이   입에 맛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 동네에는  입에  맞는 스콘집이 있다.

옐로스콘.

  플레인은 진짜 기가 막히다. 작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계절의 중간에 들르게된 이 가게를 이제 나는 방앗간에 들르는 참새마냥 들락거린다.  사장님이 걱정스레 물은 적도 있다. “매일 그렇게 사가서 혼자 다 먹는 건 아니지??” 왠걸요~ 그 때는 진짜 혼자 매일 먹었어요~하하하

오늘 낮에 들른  곳에서 커피와 갓나온 플레인 스콘을 먹으면서 진심을 담아 말했다. “오늘 플레인은  맛있는데요??” 마치 어제의 맛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말이다.

나는  게의 스콘을 아주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어제도, 오늘도 스콘사랑~

이래놓고  말해본다 “나는 빵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라고... 스콘은 빵이 아니니까~

**이건 그냥 해보는 생각인데 scone이 영국이 아닌 미국에서 시작되었다면 r이 하나쯤 더 들어가서 스코오~ㄹㄴ 이라 발음되지 않았을까?? 혀를 굴리지 않고 담백하게 스콘이라 발음할 수 있는 그 스펠링조차 뭔가 스콘과 잘 어울린다. 왠지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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