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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그녀 Feb 25. 2016


또다시,

두려운 밤이 찾아왔다.



단단하다 믿어왔던 것이 말랑하게 느껴지고

선명하다 인지하고 있던 것이 희미하게 보이는

그런 밤.


다채롭던 색감이 단조로운 흑백이 되고

음계의 소리들이 적막을 이루는 공간 사이로

불안감은 스며들고야 만다.



어느 날이든 밤은 존재한다고,

누구에게든 어둠은 있는 법이라고 나는 네게 말했던 것도 같다.

내 흑암의 밤을 네게 들키지 않으려 오히려 뻐대며.


하지만 사실

나는 늘 이런 밤을 겪음에, 단 한 번도 익숙함을 느껴보지 못 했다.


매번 새롭게 두려웠고

매번 새롭게 괴로웠다.



잠이 들지 않는 밤보다 힘겨운

잠이 들 수 없는 밤.

숱한 사람들이 겪고 있을 이 시간 속에서

그 누구도 그 누군가를 찾지 않고 가만 견뎌내는 것은

이 밤의 근본적인 문제이지 않을까.




그러나 여전히 ,

이 밤은

혼자다.


어쩌면

혼자여야만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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