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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그녀 Apr 12. 2016

제 얘기를 하려구요

소소하고도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이야기입니다. 멋진 글을 기대하고 누르셨다면 미리 사과 말씀 드립니다.



글이 무척이나 쓰고 싶지만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

한없이 두려울 때가 있더랍니다.


그렇게,

글쓰기 주변만 맴돈지 한달이 훌쩍 넘었어요.

어쩌면

더 길어질 것만 같습니다.



출퇴근길 지나는 복작거림 속에서도,

공상이 내려앉은 밤에서도,

사랑하는 이에 다친 쓰라림에서도,

무서운 꿈에서 깨 바라본 천장의 공허함에서도

저는 문자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미처 글로 써지지 않은 그 많은 감정과 감상과 감성은

지금쯤 어디에 이르렀을까요.



이렇게

글이란 애당초, 밀당하는 법이 없습니다.

제 삶에서 만난 최고의 단호박이죠.

제가 다가서지 않으면 절대 다가와 주지 않는 존재니까요.


지독히도 글이 나오지 않아

사실 두렵고

허풍 찔끔 보태자면,

삶의 그림이 흐려질까 겁도 조금 납니다.

가끔은 너무 답답해

으앙, 울음을 터트리고 싶기도 하더군요.



아,

그렇다고 제가 작가를 업으로 삼은 위인은 아닙니다.

이 세상 모든 '작가'분들을 존경하는 독자이며, 글로 마음을 정리하는 습성을 가진 20대이자,

글에 대한 혼자만의 중압감과 책임감을 지닌 여자입니다.

광고대행사 기획자에서 마케터로 전향한 초짜이기도 하구요.

이 공간에 광고업 분들이 꽤 많으셔서 반가웠으나 동종업계인임을 밝히는 게 괜시리 쑥스러웠네요.

사실 퇴근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글을 멀리하기도 했습니다. 반성. (업계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짜 '삶'자체가 사라지기에, 딱히 '핑계'라 표현할 수 없기도 하지만요.)



글을 나눌 수 있는 이곳 브런치엔

무척이나 애정의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그 한켠으론

글을 평가 받는 장, 이라는 마음이 늘 자리하고 있어요.


이 공간에서 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몇 작가 분들의 글이 업로드된 피드를 볼 때면

반가운 마음이 크지만, 사실 부러움이 더 큽니다.

어쩜 이런 감성을

어찌 이런 문장으로 담아내는 거지? 싶은 마음에요.

또,

평가의 자리로 느끼지 않고 멋들어지게 본인의 역량을 뽐내는 모습이 마치,

마치, 화선지 위를 나는 먹붓 같달까요.

(너무나 멋지게 본인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자유,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입니다, 하하)


저도 그 작가 분들처럼 누군가에게

감동과 감탄을 자아낼 수 있다면 무척 기쁠 것 같다고 늘 생각합니다.



네.

위로를 건네고 싶으나 결코 껴안아 주지 못했던 저입니다.

대신 아파해 주고 싶으나 면벽하게 서있던 저입니다.


저는

글로써

누군가를 껴안아 주고

누군가를 대신 아파해 주고

또 누군가에게 따스함을 주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차갑게 서있기만 하는 지금의 제 모습, 제 글이

언젠가는 꼬옥

이 봄의 햇살처럼 포근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차마 문자화되지 않는 지금의 제 감상들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하고

글쓰기 버튼 주위를 끊임없이 맴돌며

죽기까지 끊임없이 글을 쓰는 한 여자가 되도록

애쓰고 볼 일입니다.


제가

멈춰 있는 듯 보여도

실은 무지막지하게 발길질을 해대고 있는 거라고,

결코 가라앉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고, 믿고 있다고,

마음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당신이 내게 마음으로 말해 주었음을 믿음으로써

저는 다시 메모장을 켜볼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비록 아무도 읽지 못하는

읽지 않는

메모라 할지라도

상관 없을 것만 같아요.







_16년, 4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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