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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향 Feb 02. 2023

1월 마무리 2023년 일상 점검 기간

<트리거> 앞으로의 2023년을 위한 책

오늘은 원래 쓰고 싶던 내용 말고 새해맞이 글을 들고 왔다. 


마음은 바쁘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캐나다 온 지 100일을 넘기는 기념으로 복잡한 일정을 싹 정리해 보기로 했다. 원래는 신년이 되기 전에 일기장을 사고 연말과 연초에 하던 것을 재정리하며 앞으로의 방향 설정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웬걸, 한 달도 전에 사둔 1월 절반이 지나도 도착을 하지 않아 차질이 생겼었고, 이참에 일정 정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해의 일정 교정은 마셜 골드스미스의 <트리거>의 내용을 참고해 봤다. 시행착오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왕 할 때 하더라도 조금 더 곧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나 또한 남들의 말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트리거>는 읽으면서 많이 깨닫게 하고 배움을 줬던 책이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어서 같이 적어보며 2023년 맞이 나의 방향을 적어나가도록 하겠다.


1. 나의 상황 이해하기


시작은 <트리거>의 이 문장으로!

변화를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지속하기는 더욱 어렵고, 특히 고착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인간에게 가장 힘든 일이 바로 ’어른이 바뀌는 것‘이라고까지 말하곤 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어른의 변화는 어렵다. 굳이 변화를 하지 않더라도 일상을 사는데 지장이 없으면 특히나 그렇다. 게다가 변화가 필요한 것을 인지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기란 더욱 어렵다.


이 책의 작가는 사람들이 특정한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가 스스로 그것이 옳은 일이라 믿기 때문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는 특히 ‘통찰의 순간’에 의한 변화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인생의 항해사는 각자 개인이 되어야지 남이 매번 방향을 잡아줄 수도 없고, 바다가 알아서 밀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는 특히나 ‘변화를 위해 캐나다를 왔어요’라고 말하지만, 아직 엄밀히 말하자면 특정한 활동을 시작하진 않았으니, 보이는 결과물이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다시 자신감이 바닥을 치며 우울해지는 날도 왕왕 있다. 아마 날이 추워지며 산책을 잘 안 나가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 일 수도 있다. 이젠 100일이나 지났으니 더 이상 영어 공부에만 빠져있지 말고, 다양한 그룹 활동도 해보고 돈을 버는 일도 해보자고, 실제 캐나다의 삶으로 스스로를 끄집어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어 공부만 원했다면, 한국에서도 가능했던 일이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기 위해 캐나다로 왔으니, 나의 외부환경에 ‘새로운 활동’을 위한 접근성이 더욱 용이하게 만들어야 했다.


우리는 환경을 통제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환경이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 환경이 우리 편이라고, 우리를 돕는다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한다.
단지 운에만 맡기지 않고 훈련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이 책의 핵심 주제이며 또한 약속하는 바이기도 하다.


본능적으로 새로움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역시 집에서 이불 싸매고 전기장판 키고 낮잠이나 자는 게 가장 평화롭다. 하지만 금방 질리겠지. 사람도 만나줘야 한다. 혼자 있으면 마음에 안정을 찾고 좋은 사람들과 있으면 정신에 활기를 채운다. 그래서인지 MBTI를 검사하면 꼭 외향성과 내향성이 절반으로 나온다.


신년을 맞아 바꾸고 싶은 습관이나 시작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꼭 주변 환경도 점검해 보는 게 좋겠다.


2. 실천하기


피드백 루프는 증거 evidence, 적절성 relevance, 결과 consequence, 행동 action의 네 단계로 구성된다.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피하려면, 그런 행동이 벌어질 것 같은 환경을 피하라. 당신의 신경을 곤두서게 할 동료 때문에 화내고 싶지 않다면 그를 피하라. 밤늦게 과식을 하고 싶지 않다면, 냉장고에 남은 음식을 찾느라 부엌 근처에서 서성대지 마라.


하루를 뜯어고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약간씩 생각의 방향 전환은 의외로 세팅하기 쉽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의미 있고 상쾌하고 시작하고 싶고, 저녁에 운동을 하려고 했다가 자꾸 일이 생겨 미뤄지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약간의 변화를 줬다. 밤에 자기 전에 방 한쪽에 요가 매트를 펴두고 잤다. 자고 일어나면 요가 매트가 바로 보인다. 요가는 20분에서 30분 가벼운 것으로 골라서 하고 있다. 마침 유튜브의 에이드리언 강사가 새로운 챌린지를 시작하고 있어서 곧바로 편승했다. 매일매일 요가 프로그램이 바뀌니까 흥미를 잃지 않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요가를 아침에 하며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는 시간도 줄이고 더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예상치 못한 일로 운동을 미루지 않아도 되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계획표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야 할 일을 써놓고 했다거나 안 했다거나, 그것만 체크하는 것은 나에게 이 습관을 계속 이어가야 할 자극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체크 리스트를 안 썼다 뿐이지, 머릿속으로는 일정 계산을 해오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늘 내가 사전 계획을 해야 도움을 받는 사람인지 아닌지 헷갈렸다. 마침 책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다뤘길래 몇 번을 되뇌며 읽었다.


1. 당신은 오늘 얼마나 행복했습니까?
2. 당신의 하루는 얼마나 의미 있었습니까?
3. 당신의 타인과의 관계는 얼마나 긍정적이었습니까?
4. 당신은 얼마나 몰입했습니까?

vs

1. 당신은 행복하려 최선을 다했습니까?
2. 당신은 의미를 찾으려 최선을 다했습니까?
3. 당신은 타인들과 긍정적 관계를 쌓으려 최선을 다했습니까?
4. 당신은 완벽히 몰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까?


작가가 제시한 두 가지 타입의 데일리 체크 항목이다. 전자의 질문은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고서 평가를 할 때 자주 마주하던 양식이다. 얼마나 의미가 있었느냐, 얼마나 긍정적이었느냐 묻는 질문에서는 수동적인 태도가 되기 쉽다는 이유로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표현했다. 한 마디로 핑계 뒤에 숨기 쉬워진다고 해야 할까.


얼마나 잘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노력했는지로 포인트를 바꾸는 것만으로 그 차이의 결과는 큰 의미가 있다는 부분은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했다/안 했다뿐만이 아니라 과정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목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작은 노력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더욱 다를 것임이 분명했다.


단지 했다 안 했다는 체크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끌고 갈 힘을 주지 못한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활동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물음은 당사자를 더욱더 능동적인 위치로 끄집어낸다. 사람은 본인이 주체적으로 진행하고 결과물을 얻는 활동에서 더욱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부적인 영향이 있어서 원하던 목표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약간이라도 '최선을 다했다'라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50%, 하다못해 10%만이라도 하면서 아예 안 하는 날과는 질적으로 다른 결과가 남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의 코치가 된다


나 자신의 코치가 된다. 책의 마무리에 적혀 있는 이 문장은 내가 늘 생각하는 말이다. 축구 코치가 모든 선수의 역량과 몸 상태를 파악하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자잘한 조정과 훈련을 거듭하며 서서히 목표에 다가가는 것처럼, 나도 자기 자신의 코치가 되어 효율적으로 하루의 시간을 의미 있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트리거>에서 배운 내용을 기억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오늘 나의 하루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를 생각하며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하루하루를 쌓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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