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다가 버리는 문장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오히려 문제가 있습니다. 아, 일필휘지로 깔끔하게 쓰는 사람이 존재할 수는 있죠. 감옥에 갇혀서 종이를 더 구할 길이 없어 글을 다듬을 수 없는 지경인데, 항소이유서를 써야 했던 경우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상시 글 쓸 땐 누구나 '*퇴고'라는 걸 기본으로 합니다. 글쓴이의 기본태도이죠.
*퇴고(推敲):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음. 또는 그런 일. - 표준국어대사전
그런데 글을 쓰다 보면, 남은 자투리 문장이 아까워서 차마 지우질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솔직히 아깝죠. 그 문장만 보면 꽤 괜찮은 듯한데, 주제와 맞지 않게 다소 튀어서 전체 맥락적으로 봤을 때 버려야만 하는 어휘의 선택이나 문장, 혹은 통문단이 있거든요. 그럴 땐 지우긴 지우되, 이렇게 해보세요.
'자투리' 글 폴더를 만드는 겁니다.
*습작을 이렇게 하다 보면 글쓰기 역량도 키워지는 거니까요. 저는 ctrl + X(잘라내기 단축키)을 자주 씁니다. 그리곤 메모장 지정된 폴더에 저장을 해두죠. 요즘 집필 중인 책 원고의 가제를 폴더 제목으로 해놓고요. 쓰다가 버리는 문장은 여기에 모아둡니다. 이 책에는 영영 안 쓰일지도 모르고요. 운이 좋으면 다른 챕터를 집필할 때 살아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어휘의 운명이고, 문장의 운명이죠.
저는 어렸을 적부터 손으로 쓰든 PC로 쓰든 스마트폰으로 쓰든 이런 습관이 있었는데요. 제 글쓰기 강의를 수강한 분들은 이 퇴고 과정에서 차마 버리지를 못하다 보니 퇴고가 과감해 지질 않더라고요. 다소 번거롭긴 하더라도, 메모장 앱에 폴더를 하나 지정해서 해당 주제에 관해서는 지울 때마다 ctrl +X(잘라내기) 후 붙여 넣기를 사용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참고로 제가 자주 사용하는 건 네이버 메모앱입니다.
내 글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유, 단지 글을 못 써서가 아닐지도 몰라요. 해당 주제 글에 안 맞는 단어와 문장을 과감히 지우지 못해서일 수도 있으니까요. 용기를 내봐도 좋겠습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더 잘 쓰게 될 거예요!
*습작(習作): 시, 소설, 그림 따위의 작법이나 기법을 익히기 위하여 연습 삼아 짓거나 그려 봄. 또는 그런 작품. -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