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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 Dec 28. 2020

유니콘 좋아하세요? 당신에게만 유니콘을 팝니다!

영화 <유니콘 스토어>

© Netflix, IMDb

<유니콘 스토어>는 브리 라슨이 주연하고 브리 라슨이 감독한 영화로, '키트'라는 여성이 유니콘 스토어에 우연히 초대받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담은 영화입니다. <캡틴 마블>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브리 라슨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텐데, 저 역시 브리 라슨에 대한 팬심으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전반에 깔린 형형 색색의 색상들에 살짝 겁먹었던 것과는 달리 <유니콘 스토어>는 편안하게 보기 좋은 따뜻한 영화더라고요. 자극적인 사건이나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아니라 다소 심심한 맛이 있지만,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보고 난 뒤에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어요.

© Netflix, IMDb

<유니콘 스토어>는 주인공 '키트'의 내면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은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제 그만 성장하라고 따뜻한 독려를 보내는 영화이기도 해요. 유니콘 스토어라는 환상의 공간과 유니콘이라는 상상 속 동물을 활용하여 영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짜임새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마법적인 공간에 대해 다룬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 번 보실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유니콘을 팝니다, 유니콘의 존재를 믿는 특별한 당신에게만


© Netflix, IMDb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고 학교에서 쫓겨난 '키트'는 집에서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하고 가족들의 등쌀에 못 이겨 빠르게 취직합니다. 삭막한 사무실, 칸막이가 쳐진 자신만의 공간에 앉아 뭔지 모를 것들을 타이핑하고 복사하던 그에게 어쩐지 살짝 오싹한 내용을 가진 초대장이 도착해요. 초대장이 이끄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키트'는 이곳이 바로 유니콘을 판매하는 상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유니콘의 존재에 대해 살~짝 의심하는가 싶더니 유니콘 판매원의 적극적인 영업에 넘어가 그는 유니콘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 Netflix, IMDb

'영화 속에서 유니콘 스토어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환상의 동물을 판매하는 판타지적 공간으로 구현됩니다. 유니콘을 믿지 않는 친구 '버질'과 유니콘 스토어에 방문했을 때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공간처럼 빈 폐허가 나타나기도 해요. 유니콘 스토어가 오직 '키트'만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공간이 가진 특수성이 더더욱 와닿게 됩니다.



겉모습이 어른이라고 마음까지 어른인 건 아냐


© Netflix, IMDb

사실 영화 내내 '키트'라는 캐릭터는 어른의 외양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 내면은 어린아이에 더 가까운 인물로 등장합니다. 이는 그가 집에서 주로 하고 있는 알록달록한 목걸이를 보면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본인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인 집에서 어린이가 할 법한 목걸이 디자인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의 내면이 외양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 Netflix, IMDb

집에서와는 달리 어른의 모습이 필요한 사회적인 공간에서는 '키트'는 바깥으로 이 목걸이를 내보이지 않는데요, 회사와 같은 공간에서는 솔직한 내면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밖으로 꾸며 보여주는 보습과 내면에 가지고 있는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키트'는 회사에서는 엄마의 정장을 입고 생활하는데요, 이전까지 정장이 필요 없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엄마라는 어른의 모습을 빌려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Netflix, IMDb

게다가 그가 회사에서 처음으로 준비한 발표는 초등학생의 발표처럼 산만하고 유치한데요, ppt라는 유용한 도구를 두고 그는 종이에다가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그려오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케팅 아이디어는 그전 발표자에 비해 훨씬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방식도 중요하며 '키트'가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방식은 초등학생의 재롱잔치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사회인에게 요구하는 규격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조차 그의 아직 성장하지 못한 내면을 보여주는 요소로 보이더라고요.

© Netflix, IMDb

'키트'는 유니콘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예전에는 미처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일들에 도전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와 사귀고, 어릴 적 놀이터였던 오두막집을 철거하기도 하고, 부모님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보기도 해요. 어떤 사람들은 성장하는 과정에 이미 해치웠을 일들을 이제서야 조금씩 하게 됩니다. 유니콘을 맞이하는 과정이 '키트'에게는 내면의 성장 과정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어린 시절에 머물러있는 어른들에게 성장을 독려하는 따뜻한 영화


© Netflix, IMDb

'키트'는 유니콘과 함께 살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이 노력이 왜 필요하고, 본인이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만큼은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요. 유니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할 길이 요원합니다. 용기를 내어 설명하더라도 '키트'에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눈초리뿐이고요. 영화 속에서 유니콘은 '키트'의 어린 시절 꿈 혹은 '키트'의 어릴 적 상상친구로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는데요, 어른이 되어 사회 속에 뛰어들어야 할 '키트'가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꿔온 꿈을 놓지 못하는 것, 혹은 자신의 유일한 상상 친구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모두 해석이 가능합니다. 주변 인물들의 반응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해요.

© Netflix, IMDb

'키트는' 어릴 적 놀던 오두막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유니콘을 위한 마구간을 짓습니다. 유니콘이 없다는 생각에 절망에 빠진 '키트'를 위해 새로운 친구 '버질'과 가족들은 그 자리에 '키트'의 삶을 의미하는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이를 두고 '키트'는 자신의 삶의 전시회 같다고 평하고, '버질'은 당신이 건물이라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고 말해줘요. 이는 '키트'가 어린 시절의 꿈과 상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직시하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이후 유니콘 스토어에 재방문한 '키트'의 선택 역시 어릴 적 꿈과 상상에서 벗어나 성장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키트' 가 잠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꿈에서 깨어나 상상 속 친구가 아닌 현실의 친구와 함께 현실을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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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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