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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리 Jun 11. 2018

벌써 1년

학창 시절 즐겨듣고 즐겨 부르던 이 노래 제목이 정말이나 딱 어울리는 시기가 되었다.

프랑스에 온지 벌써 1년이 되었다.

1년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이 시간동안 내 인생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프랑스에 집을 샀다. 짧은 시댁 살이와 좁은 아파트에 이사 상자를 풀지도 못한 채 살았던 몇 개월을 정원이 있는 아담한 이 집에서 하루하루 보상 받으며 살고 있다. 물론 2000년도에 지어진 거라고는 결코 믿을 수 없는 전 주인의 인테리어 솜씨 덕에 예상치 않은 비용들이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내 집이 있다는 것은 (비록 20년 동안 은행 대출을 갚아야 완전한 내 집이 된다고 해도) 즐거운 일이다. 10살 때 이후로 아파트 살이만 했던 내게 정원 즐거운 놀이터이다. 잡초 뽑다 지렁이의 갑작스런 출몰에도 더이상 뒤로 자빠지지 않으며, 개구리만한 달팽이를 만나도 사진을 찍겠다며 요란떨지 않는다. 엄지 손가락만한 민달팽이는 아직도 좀...

식물을 돌보고 가꾸는 일이 좋아졌고, 날씨에 예민해졌지만 만 나와도 다 벗고 달려가지 않고, 날씨 좋은 날도 바베큐를 안하고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집 있는 자의 여유가 생겼다.

전에 살았던 집보다 넓어서 좋은 점은 가족 구성원의 작은 움직임에 예민하게 굴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숨 쉴 수 있는 공간 만큼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집청소는 더 힘들어졌다는 단점이 동반되지만 조금 포기하면 마음은 편해진다.

집 자랑은 다음에 더 하기로 하고,

집 정원에서

1년 동안 달라진  또 하나 바로 내 직업이다.

사실 명함을 드리밀기엔 짧은 파리에서의 아동복 디자이너 경력을 가지고, 거기다 6년의 공백을 더해서 같은 업종의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걸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의욕 넘치던 파리의 유학생 시절에도 인턴자리 구하는게 얼마나 힘들었던가. 있던 시간의 중요성을 잘 아는지라 아동복 회사의 취직은 이미 선을 그은지 오래였다.

이왕 0부터 시작을 해야 된다면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매일 할 수 있고, 수익은 많이 없어도 좋으니 일하면서 아이들과도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하는 것. 한국에 있는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줬던 또 하나의 그 것, 바로 줌바!

작년 8월 프랑스에서 줌바강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것만 가지고는 피트니스 강사가 될 수 없어서 생활체육강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서 더 값진 그 자격증을 얻었다. 인턴쉽을 하던 곳에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는데 이 곳 새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정식으로 채용하길 원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2017년 8월 파리에서.파리줌바강사 되던 날

적어놓고 보니 순탄하게 잘 지나간 1년 같지만 사실 혼자 울던 날도 많았고, 억울해서 이 갈 던 날도, 화나서 다 집어 치우고 싶던 날도 많았다. 근데 다 지나고 보면 1줄로 요약되는 그런 날이었나보다.

내가 수업하는 곳.

팬싱수업이 없는 날은 피트니스 공간으로 쓰임. 회원님들 오기전에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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