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향에서의 북토크
두 달에 한 번 있는 정기 모임, 게다가 정기대회 후 북토크가 아니라 책을 위해 만나는 날이었다.
그것도 처음 가보는 지지향에서. 지지향은 많은 분들에게 책 읽기 좋은 곳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뚜벅이인 나는 누구의 도움으로 갈 수 있다고 느꼈다. 처음 가는 그 곳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낼 생각에 무척 좋았다.설레는 마음으로 간 지지향은 사진으로 본 그 이상이었다. 책도 엄청 많고, 카페도 아기자기 하니 좋았다. 우리는 인원이 어느 정도 되어서 카페에서 수다 떠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회의실 하나를 대관하였고, 15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빌렸다. 5층에 위치한 회의실은 생각보다 너무 좋았으며, 다른 공간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들떠 있었다.
막상 책을 고르긴 했으나, 실용서로 북토크를 안 해 본 것 같아서 이야기가 혹여나 끊길까 걱정을 했다. 게다가 기본 빌리는 시간이 3시간이었기에 과연 알차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시작을 하니 그건 그저 고민할 가치가 없는 일이었다. 글쓰기에 다들 고민이 있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각자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게다가 유작가님이 언급하고 있는
못난 글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역시 반성할 것이 수만가지 이지만, 인지조차 아직 못하고 있어서 어떤 것을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서 <이런 글은 쓰지 않아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만으로 인생을 채울 수는 없다. 그게 사람이다. 털어놓고 싶은 감정, 드러내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털어놓고 드러내야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그런 글도 잘 쓰면 좋다.(269)> 이 발췌를 읽으면서 왜 이렇게 우리는 쓸려고 하는지에 대해 텐텐텐을 통해 읽다 쓰다 달리다를 하려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을 읽지 않아도 글을 쓰지 않아도 달리지 않아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데, 왜 굳이 이 습관을 들이고자 모였는지 이야기를 했다. 각자의 삶에서의 이유가 존재했고, 다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3시간동안 우리는 서로서로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책을 완독을 했든, 하지 않았든 그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휘발되지 않을 책이 되었다. 다음 북토크 역시 즐거운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며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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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존경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 몸으로 ,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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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