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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Jul 15. 2019

성공해야지, 그 어긋난 다짐

[결혼에미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결혼에 미치다' 


부부가 함께 쓰는 다큐에세이

현재 기획 연재 중입니다


 지난 이야기


 4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쯤 되니 '무엇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미래가 무척이나 불투명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겐 필연, 우리가 앞으로 맞닥뜨릴 고난과 역경을 지탱해줄 확실한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젊음이 더는 방황의 면죄부가 되어주지 않았고 치기 어린 도전과 실패 역시 이젠 그 값어치를 다했다. 눈앞에 펼쳐질 모든 것들이 실전이었으며 이제 뭐가 됐든 버텨내야만 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고
또 무엇을 위해 삶에서의 고난과 역경을
감내해야만 하는 걸까.
성공한 삶이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많은 이들이 그토록 그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어떤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데 통용되는 사회적 기준들이 있다. 부와 명예, 권력 등을 말한다. 보편 다수에게 있어 성공한 삶이란, 이런 요소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삶을 의미한다. 근데.. 근데, 이쯤에서 다들 아는 삐딱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그 기준은 대체 누가 정해 놓은 걸까? 한강이 보이는 강남 아파트에 살면서 고급 외제차를 끌고, 자신만의 전문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성공한 삶이란 건 도대체 누가 정한 거냔 말이다. 주로 TV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이니까 방송국이 정한 걸까? 아니면 그런 방송을 보면서 그들을 부러워하는 대중들일까?


성공의 기준이 되는 것들은 한 사회의 통념과 타인의 시선에 의해 암묵적으로 규정되는 상대적인 개념들인 거지 결코 절대적인 개념일 수 없다. 그래서 그 기준을 세우는 데에 있어 각자마다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대상이다. 그러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누구도 그 기준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어른들이 이미 정해놓은 기준에 부합하는 성공의 방정식을 일방적으로 교육받으며 자라왔다. 그래서 우리가 그러한 성공을 실제로 원했든 원치 않았든 간에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차, 좋은 아파트 이런  세속적인 기준을 잘 따라가야만 성공한 삶이라는 교육을  무비판적으로 받고 자랐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인 양 세뇌된 채 살아왔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편 다수가 성공을 하면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거나 고급 외제차를 살 생각을 한다거나 명품 쇼핑을 하려 하는 등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돼버렸다.


반대로 그들이 말하는 성공한 삶 속 화려한 이면에 숨은 현실까지를 자세히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뭐 이것도 이해는 된다. 성공을 부르짖으며 우릴 교육시켜 온 어른들의 대다수가 그들이 말하는 성공을 이뤄보지 못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면에 숨겨진 찌꺼기 같은 이야기까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성공에만 너무 집착한 삶을 살아온 나머지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장애가 있다거나 그래서 외로움을 견디질 못하고 유흥에 흥청망청 써버릴 수 있다거나 기타 등등의 보다 삶과 밀접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우리는 어디에서도 제대로 들을 수 없다.(영화에서나 볼 수밖에)


또한, 세속적 성공을 위해 펼치는 경쟁이 그리 공정하지 않다는 현실을 제대로 알려주는 어른도 없었다. 그래서 학창 시절, 누구든 열심히 앉아서 공부만 하면 서울대를 갈 수 있으리란 막연한 희망을 품게 된다거나, 그렇게 좋은 곳엘 취업하면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살 수 있으리란 막연한 기대만을 가친 채 우리의 유년 시절을 맹목적으로 바친다.  하지만 현실에 공정한 경쟁은 있을 수 없는 곳이며 출발점은 모두 달랐다. 누군가는 한참을 앞에서 또 누군간 한참 뒤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는 길에 획득하게 되는 아이템과 무기의 공격력은 현격하게 차이난다. 그래서 허울만 경쟁이지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성공이 반드시 우리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늘 불완전하면서도 가변적이고 신기루 같은 것에 불과했다. 그런 것에 우리 인생을 건다? 그건 정말이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아버린 이상, 우린 일단 그런 불완전한 가치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런 숨 막히는 불공정한 경쟁을 하며 위태롭게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퇴사를 결정한 것도 애초에 부와 명예와 권력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부분적으로나마 우리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했기 때문에 퇴사를 할 수 있었다. 우린 단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함께 책임지고 또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능동적인 사람들이 되고 싶었다. 진정성이라는 거창하지만 중요한 가치를 실천하며 살고 싶었다. 그 진정성이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랐다. 그걸 찾을 때까지 부단히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이를 위해 세상의 통념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해 줄 우리만의 기준이 필요했다. 남들의 판단과 시선 따위에 우리 기준이 흔들리길 원치 않았다. 예를 들어 결혼을 하고 나서 삶이 점점 더 즐거운 대상으로 느껴졌음에도, 세속적인 것들을 가지고 남들과 비교하는 습관 때문에 현재의 행복을 종종 망각하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현실적으로 주머니 사정은 안 좋아지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불행하진 않았다. 오히려 해가 거듭될수록 삶을 더 즐기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세속적인 성공 말고 우리만의 기준은 뭘까?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만 하는 걸까?

이 정도면 잘 살았다 라는 생각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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