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아서 아론의 실험
* 본문에 등장하는 항목들은 심리학자 아서 아론의 실험에서 따온 질문이다. 36가지 질문 중에서 12가지만 가져와 답변해보았다. 상대방과 눈을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질문을 읽고 5분 안에 3줄 내외로 적어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질문들을 통해 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조금 더 알아가게 되기를.
1. 이 세상의 누구와도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습니까?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님. 어젯밤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와 문재인 대통령님의 연설을 생중계로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쉽지 않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가정도 국가도 단단히 꾸리고 계신 분들. 저녁식사를 하며 사소하지만 커다란 인생의 많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싶다. 그 분들의 삶의 철학과 생활습관, 신앙생활까지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점이 많다.
2. 유명해지고 싶은가요? 어떤 식으로 유명해지고 싶은가요?
-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그닥 없구요. 음.. 만약 유명해지게 된다면 그게 먼훗날이면 좋겠다. 내가 이 세상에 뿌리고 심었던 씨앗들이 아름답게 자라났음을, 누군가 알아주고 본인도 좋은 씨앗을 심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그러려면 더 충실하게 지금 이 순간을 보내야 하겠네요.
3. 전화를 걸기 전에 할 말을 미리 연습하나요? 왜 그런가요?
- 어려운 사람에게 걸어야 하는 중요한 전화가 아니라면 미리 연습하진 않는다. 그만큼 중요한 통화는 거의 없는 일이다. 연습보다는 기도하거나 마음의 준비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주 가깝지만 먼 사람에게 통화해야만 할 때 미리 준비를 하게 된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아닐까.
4. 당신에게 '완벽한'하루란 어떤 날인가요?
- 최근의 완벽한 하루를 생각해보니 지난 주 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산과 강,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소소한 대화들을 나누는 하루. 마음 가득 기쁨을 누리는 완벽한 날이었다. 좀더 가까이 살며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면 좋겠지만. 또 다시 함께할 희망이 오늘을 더 반짝이게 하는 것 같다.
5. 마지막으로 혼자 노래를 부른 건 언제인가요? 다른 사람에게 불러준 것은요?
- 음악을 자주 듣는다. 노래를 잘하진 않지만 기분이 좋으면 따라부른다. 마지막으로 혼자 부른 것은 엊그제이고, 다른 사람에게 불러준 것은 지난 일요일이다. 성당에서 미사 전 성가연습시간에도 부르고, 미사 중에도 열심히 불렀다. 화음이 쌓이면 어쩐지 벅찬 기분이 든다. 이 날 옆자리 동생이 잘 부른다고 칭찬해주어서 기뻤다.
6. 당신이 만일 90세까지 살 수 있고 30세가 되는 해에 정신이나 신체 중 하나를 30세 수준으로 향후 60년간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 건가요?
- 신체입니다! 전이라면 좀더 망설였겠지만 요즘 나가는 정의평화위원회의 사회교리모임에서 만난 어른들을 통해 많은 놀라움을 경험하고 있으므로 한번에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중장년층, 심지어 백발이 성성하고 주름이 가득한 노년층분들까지, 말씀 안에 나보다 더 젊고 유연한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다. 경험과 지혜가 쌓여 더 존경스럽다. 이런 어른들은 흔치 않다는 것을 안다. 멋진 삶의 모범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7. 당신이 어떻게 죽을 것 같다는 예감이 있나요?
- 이 세상 여행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며, 함께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기쁘게 삶을 마무리할 것 같다. 어쩐지 몹시 홀가분할 것 같다. 더 후회없이 사랑하도록 해야지. 스무살에 사후 장기기증희망자 등록을 했었다. 남은 사람들을 위해 하늘나라에서 사랑을 듬뿍 내려주며 기도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
8. 당신과 지금 당신 앞의 파트너와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 4가지를 말씀해 주세요.
- 나와 S. 작은 것에서 예쁜 걸 본다. 피부질환때문에 식습관에 영향을 받았다.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하늘과 나무, 풀과 바람, 해와 달, 우리가 속한 우주를 좋아한다.
9. 인생에서 가장 감사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 신앙을 갖게 된 것. 인생의 숭고한 가치를 깨달으면서부터 나의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망망대해에 똑 떨어진 것만 같이 막막한 삶의 항해에서 나침반이 되어 주고 있다.
10. 당신이 자라온 방식 중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요?
- 서로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을 잘 알고 그 사랑을 성실히 표현할 줄 아는 가족들 품에서 불안함 없이 자랐으면 더 좋았겠다.
11. 상대방에 지금부터 4분간 당신의 삶에 대해 최대한 상세하게 이야기해주세요.
- 혼자 삽니다. 깨끗하고 말끔한 환경을 좋아하고 이에 따라 생산성의 차이가 큽니다. 근데 요즘 청소를 자주 안해요. 어릴 때는 완전히 책벌레였어요. 지금도 글을 읽는 게 삶의 매우 큰 낙이구요. 자주 기쁘고 대체로 행복한 매일을 삽니다. 어딜가든 단골가게를 만드는 걸 좋아해요. 운동이나 공부, 모임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즐깁니다. 좀 분석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더 단순해지고 싶어요. 이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12. 당신이 내일 일어났을 때, 한 가지의 자질 혹은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 자동으로 샤워, 머리 정리, 기초화장 등의 외출준비가 끝나면 좋겠다. 매일 아주 유용하게 쓸 자신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