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안좋은 시그널이다.
원래 2시간 계획되어 있던 보고는 4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9개의 팀이 몇 주간 준비한 165장의 PPT장표는 신임대표님의 지시사항과 함께 마구잡이로 헤집어졌다.
첫 보고자리이니,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들어온 사람도 있다. 그간의 어려움을 신임대표에게 하소연 하거나, 부채만 쌓인채 밀려 있는 결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해결받겠다는 순진함에 연민을 느꼈다.
'왜 나는 기대하지 않는 것일까...?'
참석했던 이들과 늦은 술자리를 갖은 후,'으쌰'하고 돌아서는 순간이 씁쓸했다. 감정이 눈치가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