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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Aug 10. 2016

이야기의 시작

철학을 통해 전하는 나의 이야기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자 철학을 전공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가 물음표를 던졌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너와 나 사이 아니면 곧 만남>, 아이폰



얼마 전 철학책을 하나 냈다. 제목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이다. 책을 내고 다양한 리뷰를 보았는데,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 것 중 하나가 토론에 관한 내용이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에서 공자나 맹자, 노자와 장자 같은 고대 중국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칸트나 데카르트와 같은 서양 철학자을 등장시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이를 두고 어떤 리뷰에서 토론이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라 여겼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렇다. 토론 방송을 보면 서로를 이기려 드는 것을 자주 목격하는데, 토론의 진짜 목적은 대화와 마찬가지로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있다. (물론 대화가 안 되는 사람들도 있고 서로 대화가 안 되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토론은 어떤 사안을 두고 찬반이 명확히 갈리는 사람들이 모여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가리킨다. 일반적인 대화와는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를 누르거나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해법을 찾자는 데 그 의도가 있다.


최근 들어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사람들이 서로 극단과 극단으로 나누어 다른 극단과 극단을 이기려 드는 현상이다. 그저 스포츠 경기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비웃고 짓밟으며 사회에 더 이상 발 붙일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나의 생각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집단을 형성하고 자신들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그것으로 폭력을 가한다. 상식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대화는 실종된지 한참이다.


각자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타인과 더 개방적으로 대화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운 시대이기도 하다. 인간은 욕망과 감정을 지닌 존재이고 이성이 있다 해도 항상 합리적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때론 실수도 하고 악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한 번 굳어진 생각은 바꾸기 어렵고, 한 번 가진 믿음은 버리기가 어렵다. 또한 누구에게 솔직하기도 어렵고, 터놓고  대화를 하는 일도 어렵다. 그럼에도 그 어려움을 넘어서야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인간 사회는 더 나은 생각과 함께 이 생각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데에서 큰 발전을 이룩해 왔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 할 수 있지만 그렇게라도 했으니 여기까지 온 것인지도 모른다. 각자가 생각을 멈추는 순간, 다른 이의 생각에서 배우지 않는 한, 우리의 생각은 바뀌기 힘들고, 세상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를 사람들이 잔뜩 모인 '광장'에서 타인과 함께  논의하며 공유할 수 있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본다.


난 당신과 생각을 나눌 마음이 있어요, 난 당신과 대화를 할 여지가 있어요, 라는 믿음이 기본 바탕이 된 사회라면 당장에 현실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작은 희망과 기대를 간직하고 살아갈 수는 있다. 더불어 이곳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구할 수도 있다. 물론 알고 있다. 지금 하는 말이 얼마나 이상적이고 보기에 따라 얼마나 헛소리인지. 나 역시 당장 내 옆에 있는 누군가를 절대, 결코 이해하지 못하니까.


어떤 생각을 조금 더 나은 생각이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할까? 그런 세상을 향해 가 보기 위해 '철학'을 꺼내들었다.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사회 속에서 잊혀지고 이제는 대학에서마저 홀대 받는 '철학'. 철학이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진 못하지만 철학이 가진 훌륭한 점은 반성과 회의에 있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기 위한 자기 비판과 기존의 믿음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철학이 지닌 유용함일 것이다.


<철학은 뭐라든?>은 이런 생각들을 하나 둘씩 글로 풀어낸 브런치북이다. 더 다르게 보고, 더 깊이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 이것이 곧 '생각한다'는 말의 의미이다. 회의, 비판, 반성, 추상, 예술, 상상과 같은 다양한 사고 활동으로부터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이 탄생할 수 있고 그로부터 더 나은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음 어디에서 희망을 찾겠는가. 이 글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탐구에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 본격적으로 글을 읽기 전, 환영하는 차원에서 음악을 준비했다. 자작곡이다. 유튜브 오프닝송으로 만들었는데, 음악에 맞게 영상도 만들었다. 나름 재미있을 테니 들어보시길.


https://youtu.be/u46q8ndDrY4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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