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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할 거지만 고민은 되기에

by 고채윤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으로서 자주 수면 위로 떠오르는 주제가 있다.


관객을 위한 음악을 할 것인가 VS 나를 위한 음악을 할 것인가.


사실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주제지만 수많은 음악가들은 이 주제에 대해 자주 얘기하고

서로의 의견을 얘기하며 각자가 나아갈 방향을 정한다.


가장 베스트는 내가 하는 음악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관객들의 취향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내 작업물과 연주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높아 난해하고 심오한 곡들만 연주를 한다면

물론 마니아층은 생기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관객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 위주로 가버린다면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만 같고

정말 “나”다운 음악을 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 대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이 논쟁에 대해선 정답이 없다.

우리가 이렇게 고민하고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저 더 나은 예술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어떤 정답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실망일 수도 있겠지만..




지구엔 장르별로 성공을 이룬 뮤지션들이 많다.

각자가 원하는 위치에 올라오는 과정에는

지금 우리가 다루고 있는 주제를 다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하나만 겪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과정을 지나왔든 딱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 왔다는 것이다.


유명한 클래식 대가가 한 인터뷰에서 말한 얘기가 있다.


지금까지 위치에 오기 위해 어떤 과정을 지나왔냐는 질문에

그는 그저 꾸준히 오래 했을 뿐이라 했다.


자기가 젊었을 적엔 날고 기는 사람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삶을 찾아가고 흥미를 잃고 그만두는 사람이 생기다 보니

결국 남은 사람이 자기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본인은 본인이 제일 잘 안다고 어떤 과정이든 우리 고유의 색을 까먹지 말자.

그러면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온다고 믿는다.


듣는 사람이 없어도 나만의 음악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좋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관객들과 소통을 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도 좋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고개를 들면 적어도 내가 원하는 위치에 가까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밀어붙이자!

그냥 하는 거다 그냥!





오늘의 스페인어
Sigue adelante!
(씨게 아델란떼)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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