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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에 밥 두 공기 먹고 싶은 날

by 고채윤




집에서 독립을 해서 자취를 시작하면 내가 상상하던 것처럼

장도 골고루 봐서 요리도 여러 가지 해 먹고 균형 있게 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역시나 작심삼일이던가

바쁜 일상와중에 끼니를 챙기기보단 내 잠을 더 챙기고

자기 계발과 밀린 일들을 하기 위해 요리시간을 포기한다.


점점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문득 이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면

문득 집에서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따뜻한 된장찌개와 갓 지은 쌀밥이 생각난다.

어두운 밤, 가로등과 수많은 건물과 차들이 내뿜는 빛들 속에서

집밥이 생각난다.


이 순간엔 미슐랭 3 스타도 필요 없다

필요한 건 그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그 온기와 유일한 집밥일 뿐이다.


타지에서 일이나 수업이 늦게 마치고 걸어가는 길이면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딱 든다.


“아 된장찌개에 밥 두 공기 먹고 싶다.”


신기하게도 평소엔 이런 생각이 잘 안 나다가 한번 들기 시작하면 은은하게 머릿속을 맴돈다.

군대에 가면 모든 일상의 평범함이 소중하게 느껴지듯이 집을 나와 생활하면 집의 모든 게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싼 외식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허기 집밥 먹으러 가서 몸도 마음도 다 챙기고 오자.



오늘의 스페인어

Cuida de ti como cuidas de los demás
(꾸이다 데 띠 꼬모 꾸이다스 데 로스 데마스)
남을 돌보듯 너 자신도 챙겨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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