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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May 18. 2021

맴매

우리 6 첫째 아가.. 9개월짜리 동생이 차는 기저귀 자기도 하겠다기에 채워주었다. 첫째의 퇴행을 받아주어야 한다고 배웠고, 아이의 호기심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나의 육아 모토  하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늘 아이들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신이 난 표정으로 거기에 응가도 하겠단다. 시작이 늘 그렇듯, 안된다고 가볍게 말하자 "왜 안돼?" 해서 첫 번째 이유를 말해주었다. "그래도 할래!" 하여 제발 하지 말라고 두 번째 이유를 말해주었다. 하지만 우리 별난이께서는 굽히지 않고 응가 자세로 힘을 주기까지 했다. 그래서 최대한 무서운 눈을 뜨고 그건 절대로 안된다, 그러려면 기저귀를 벗어라! 했다.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 아이에게 다급히, "응가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하면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자 "화내" 그러길래 "그거 가지고 되겠어? 시우 벌줘야겠다." 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대사가 날아왔다. "벌이 뭐야?"

오.. 그렇구나. 너는 벌을 받아본 적이 없구나..

"그럼 맴매해야겠다! 맴매가 뭔지 알아?"

"알아. 매미가 우는 소리야"

아.. 그렇구나. 너는 맴매를 맞아본 적이 없구나..

내가 아이를 최선을 다해 키웠다는 걸, 그리고 좋은 기관에 보내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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