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밑에 쓰레기부터 정리하자
평범하게 유년시절을 보내고,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게 된다. 누군가는 건설업 종사자, 누군가는 총무, 누군가는 데이터분석가로 전국 각지에서 일한다. 나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사회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곳에 종속되어서 일한다. 그 말인즉슨, 하루의 2/3은 정해진 삶을 산다는 말이다. 어릴 때 회사원들을 보면서 왜 저 사람들은 항상 지쳐 보일까? 싶었는데, 살아보니 환경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디에서 힘을 얻어야 할까?
답은 퇴근 후에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퇴근 후에 무언가를 딱히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실제 주변인들에게 퇴근하고 뭐 하냐고 했을 때 보통 집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쉰다고 한다(물론 답을 피했을 수도 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퇴근 후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무기력하지 않다면 이 글은 사실 크게 의미가 없다. 그러나 삶에 무기력함을 느낀다면 퇴근 이후 변화 하나만으로 당신의 하루하루가 크게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주말을 활용하는 것은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회사를 다니면 퇴근 후에 아쉬워서 늦게 잠드는 것은 부지기수이고 다음 날 출근은 정해져 있기에 항상 잠이 부족하다. 평일에 부족한 잠을 주말에 많이 잠으로서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주말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오후쯤에야 활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국 주중 퇴근 이후를 노려야 하는데,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오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귀속본능을 당연히 나도 이해한다. 집에 가서 밀린 쇼츠와 웹툰을 정주행 하는 것도 좋지만, 퇴근 후에 시간을 조금이라도 써서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
나 또한 퇴근하고 바로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항상 일이 먼저였고, 일이 끝나면 집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반적인 회사원이었다. 물론 지금이라고 그때에 비해서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다. 다만 당시의 나는 삶에 무기력을 느끼고 있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던 때였다.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에 지치고 있을 때, 퇴근하고 무작정 길을 걸어봤다. 발이 닿는 곳으로. 예전과는 다른 풍경에 세상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했고, 당시 눈에 들어왔던 문구 하나가 나를 새로운 취미생활로 이끌었다. 집 가는 동선을 바꿔본다던지, 가보지 못한 곳을 한번 들렀다 간다던지 하는 것도 좋다. 그 자체가 재밌는 경험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일단은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줄 것이다.
퇴근 이후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개가 있겠지만 그 저변에는 '자기계발'이 깔려있었다. 회사에서 인정받아야 하는데, 지금 새로운 걸 배워야 하는데 등등의 걱정으로 퇴근 이후 여유를 찾지 못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그 어떤 자기계발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돈을 내고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반 강제적인 학원을 이용하면 되겠으나 그런 시스템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경의 문제일 수도 있고, 단순하게 학원체질이 아닌 걸 수도 있다. 결국 하지도 않을 걸 걱정하느라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세월을 일부 날린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자기계발을 위해 사용한 시간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앞으론 과감하게 오직 내가 하고 싶은 것에 투자해 보라.
지금까지 읽었다면, 왜 부제목이랑 전혀 관계없는 얘기를 하지? 라고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Last but not the least, 마지막이라고 해서 덜 중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밖에 나갈 마음이 아직 없고, 취미생활에 대해서 아직 생각한 바가 없다면 이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내 경험상 집돌이, 집순이들의 무기력함은 집에 있는 그 자체에서 오는 게 아니다. 심플하게 말하자면 집이 깨끗하지 못해서 진짜 내 집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나도 집청소를 잘하는 편이 아니고, 주변을 깨끗이 하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 나와 같은 분들을 위해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하루에 집안일 한 개씩만 하는 거다. 오늘은 설거지를 하고, 내일은 빨래를 하고, 모레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이런 식으로. 하루 날을 잡고 대청소를 하려다 보면 대청소의 날은 밀리기 마련이다. 당장 오늘 10분을 하든 20분을 하든 할 수 있는 청소를 하자.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다 보면 조금씩은 귀가하면서 쉴 맘이 드는 휴식터로 변모하는 내 집을 볼 수 있다.
2023년 통계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중 번아웃 진단을 받은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퇴근 후에 번아웃이 안 오게 하려면 '회복탄력성'을 키우라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나는 위 세 가지 방법으로 퇴근 이후의 삶을 지내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의 모든 문제는 회사에서 생기는 법! 회사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다음 글에 적을 예정이니 이 글이 재밌었다면 다음 글도 기대해 주길 바란다.
※ 이 글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의 정리입니다. 심각한 무력감·수면장애·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번아웃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혼자 견디지 말고 전문가나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