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투성인 사람

by 경완

속과 겉이 꼭 같아서

여린 속이 상처투성인

사람


세상을 오직 깨끗한 유리로만

투명하게 보는

사람


검은 속내를 읽어내지 못해

그저 잘 속는

사람


못 먹는 술을 삼키며

상처 준 이들을 끝내 달게 삼키는

사람


베푼 사랑이 미움으로 돌아와도

그저 자신을 탓하는

사람


티끌 같은 보답에

태산 같은 미소로 답하는

사람


눈물에 젖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뜨거운 눈물을 삼키는

사람


이뤄진 소망 하나 없어도

꿈꾸기를 멈출 줄 모르는

사람


꺾여도 언제나 피는 들꽃들처럼

다시 고개 들어 피어나는

사람


끝없이 퍼주고 내주어도

언제나 마를 줄 모르는 샘을 가진

사람


바보 같은 자신이 부끄러워도

세상에 자기 혼자

바보라서 다행이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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