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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Nov 19. 2024

영어도 못하는 제가
해외 봉사 단원이 되었습니다

01.

결론부터 스포하자면, 

영어도 못하지만 난 해외 봉사 단원이 되었다.


끝!

은 아니고. 

ㅡ..ㅡ 


음.... 제목부터가 스포였군.


아무튼, 

해외 봉사 단원이 되었다는 합격 문자를 받은 순간부터, 


해외 봉사 단원은 무슨 경험을 하게 되는가?

해외 봉사 단원이란 무엇인가? 

해외 봉사 단원이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등의 다양한 정보가 가득한 글을 쓰려고 했었다.  


또 한 번 결론부터 스포하자면, 

해외 봉사 6개월 차에 들어서고 있는 난, 그런 류의 글은 쓰지 않기로 했다. 



02.

지금 난 봉사지에서 부자들이 주로 간다는 동네의 

시원한(스타벅스와 비슷하지만 훨씬 저렴한) 카페에서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여유롭고 한가하게 이 글을 쓰고 있다.


응? 지금 뭔가 이상하다 싶지 않은가?

봉사하러 갔다면서!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이해한다. 

나 역시도 직접 해외 봉사 단원이 되어 파견 나오기 전까지는 

비슷한 시선으로 해외 봉사 단원을 바라봤다. 


해외 봉사 중이라는 사람의 인스타에, 

예쁜 카페, 맛있는 간식, 유명한 관광지, 시원한 맥주와 양주.

이런 사진들이 잔뜩 올라오면, 어이가 없었다. (솔직히 그랬다 ㅡ..ㅡ) 


자고로 해외 봉사라고 하면!  


뜨거운 태양 아래,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열약한 주거 환경. 

산더미 같은 쓰레기더미를 파해치는 강도 높은 업무.  

해외까지 나갔으니 결코 사적인 시간은 죄책감이 들어야 하고.

24시간 내내, 1년(파견 기간) 내내, 오직 봉사! 봉사! 봉사만!


이런 이미지였으니까.


하지만 이게 말이 안 된다.

어떻게 사람이 24시간 봉사만 할까?


실제로 해외 봉사 단원이 된 지금의 난, 

생각했었던 것과 현실은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고,

(좋은 모습으로든 나쁜 모습으로든) 그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밖에서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었던,  

다양한 경험과 생각과 시선을 갖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전히 예전에 나와 같은 안경을 쓰고,

해외 봉사 단원을, 나를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건 맞고 트림이 아닌, 다름의 차원이니까. 


Anyway.

그렇다고 내 글이 해외 봉사 단원을 대표하는 건 아니다. 

대표할 수도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해외 봉사 단원 한 명 한 명이, 

다른 환경(나라, 지역), 다른 업무, 다른 대상자를 만나서, 

모두 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그래서 

다른 파견자와는 다른 생각과 시선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 이 사람은 

이런 경험을 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런 시선을 갖게 되었구나.

하는.


어쩌면.


아, 이 사람도

이런 경험을 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런 시선을 갖게 되었구나.

하는.


조금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03.

내가 계속해서 떠들고 있는 해외 봉사 단원의 

정확한 명칭(?)은 WFK KOICA NGO 봉사단원이다. 

더 정확하게는 KCOC X WFK KOICA NGO 봉사단이고,

더 정확하게는 KCOC X WFK KOICA NGO 봉사단인데, '000'NGO를 통해 파견되었다.


ㅡ..ㅡ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음,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쉬울까?

당사자인 나도 이걸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말이지.


최대한 쉽게 설명하자면,
(부디, 정확한 정보는 꼭 찾아보시길!)


우리나라 정부부처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해 오던 해외봉사단사업을 

단일브랜드로 통합했는데, 이 브랜드가 바로, WFK(World Friends Korea)다. 


WFK 브랜드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정리되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코이카봉사단'이다. 


코이카봉사단 아래로 내려가면,

일반봉사단, NGO봉사단, 대학생봉사단, 프로젝트봉사단, 청년중기봉사단....

(정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 알고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등의 다양한 봉사단이 있는데,  


그중에서 이름 좀 들어봤다 싶은 봉사단이 바로 

'KOICA 일반봉사단'과 'KOICA NGO봉사단'이다.

이 중에 난, 'KOICA NGO봉사단'이다.  


자아, 여기까지의 히스토리를 붙여서 'WFK KOICA NGO 봉사단'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WFK KOICA NGO 봉사단은 

우리나라 NGO기관들의 반장(?)격인 'KCOC(얘도 결국 NGO다)'에서 관리(?)를 한다.

그런데 우리를 파견하는 기관은 또 다른 NGO기관이다. 

(나를 파견한 NGO 기관은 '000'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정리를 하자면, 

'KCOC X WFK KOICA NGO 봉사단'이 되고, 

'000'NGO를 통해 해외 봉사 지역에 파견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거....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도 아니고.... 

ㅡ..ㅡ


그래서 앞으로 내 글에서는 그냥 '해외 봉사 단원'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줄여서 해봉달? 갑자기 단에서 달이 된건, 어감이 단보다는 달이 좋아서.


친한 친구 이름을 이런 식으로 부르지 않나? ㅎㅎ 



04.

이론, 서론이 너무 길었다. 

제목이 '영어도 못하는 제가 해외 봉사 단원이 되었습니다.'인데.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해외 봉사 단원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정작 입도 뻥긋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스크롤의 압박 때문에 다음 편으로 넘겨야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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