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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기록]말이 지닌 '마음의방향'과 '온도'

나는 말보다 마음을 먼저 듣는다.

by 하루다독

사람을 마주할 때, 나는 겉모습보다 먼저 말의 결을 듣게 된다. 누군가는 표정이나 행동을 먼저 본다지만 나에게는 말이 지닌 방향과 온도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1. 겉은 쿨하지만 말의 결이 거친 사람

힘의 방향이 있는것은 아니만, 털털하고 솔직해 보이는 말 속에서 마음의 결이 거칠어지는 순간이 있다. 말이 둥글게 듬어지지 않고 직선적이라 그 안에 따듯 함이나 배려가 비어 있을 때가 있다. 거친 표현에 마음이 순간 움찔한다.


2. 농담 속에 은근한 낮춤이 스며 있는 사람

겉으론 농담이라며 가볍게 던진 말 안에 상대를 살짝 깎아내리는 미묘한 기운이 있다. 장난처럼 포장되지만 살짝 비튼 힘의 방향이 마음에 스치듯 상처를 긴다.


3. 말끝에서 자신이 '조금 더 위'라고 믿는 사람

말의 방향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그 말끝에 '우월감' '서열감'이 뭍어난다. 상대를 낮추지 않아도, 자신이 더 잘 알고, 더 옳고, 더 성숙하다고 여기는 마음이 스며있어 결과적으로 듣는 사람은 '나를 아래에 두네?' 느끼는 순간 기분이 탁 가라앉는다.


4. 그 결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나

나는 말 속에 숨어 있는 힘의 방향에 예민한편이다. 그 결이 내 마음의 리듬을 건드릴 때면 자연스럽게 한 걸음 물러서게 된다. 거리를 두는 건 거부감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한 조용한 선택이다.


5. 말투는 투박해도 마음이 먼저 들리는 사람

반대로, 말은 투박한데 이상하게 마음의 온도가 먼저 들리는 사람이 있다. 세련된 표현은 없지만 상대를 향한 존중과 곧은 태도가 투박함을 오히려 편안하게 만들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해석하거나 긴장할 일이 없어 내 마음의 리듬도 잔잔해진다. 말의 기술보다 마음의 방향이 더 크게 들려서이다.


단단하되 남을 낮추지 않고, 가벼워 보여도 결코 가벼워지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 결국 사람을 구분 짓는 건 화려한 행동이나 멋진 말투가 아니라 말 속에 스며 있는 마음의 자세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하게 된다.


이 글은 김성수 작가님의 글을 읽고 떠오른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링크)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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