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증세의 원인, 믿고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
그렇게 간간히 상담을 받으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점차 마음이 가벼워지고
가족에 대해서 독립심이 커져갔다.
이것은 나의 문제이지만, 나의 상처를 마음 편하게 터놓을 곳이 없다는 사실이 비참했었다.
그것도 나를 사랑한다 말하는, 내가 믿고 신뢰하던 남자친구와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참 바보를 넘어선 호구였다. 나에게도 당연히 상대가 바라봤을 때 문제점은 있겠지만.
나의 사랑은 언제나 헌신이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벌써 끝냈을 일들을 이해하려고 참고 또다시 기회를 주었다.
그와는 총 4년 반을 만났었다. 그리고 일방적인 파혼 통보를 받아 끝이 나게 되었다.
그는 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어 하였고, 나 또힌 마찬가지였다. 마치 20대 초반에 사랑에 빠지듯 순수하게 마음을 터놓고 즐겁게 만났었다.
물론 어느 부분들은 맞춰나가야 했고, 다른 점들이 있었지만 꽤나 잘 맞는다고 서로 생각하였었다. 그러던 중 만난 지 7개월 차에 이별을 겪게 되었다. 나는 비혼을 생각 중이었고, 그는 자꾸 미래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게 그저 사랑에 빠져, 진지한 마음이 아닌 감정적으로 하는 말인 줄 알았더라면, 그냥 떠들게 놔둘 것을.
혼자 진지해져서 선을 그어버렸지만, 그는 나중에 얘기하자며 회피하였고 나는 담판을 지으려 하였다.
그의 가족에 대한 애정도와 가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모습은, 점차 나의 마음을 열게 만들었다.
이 사람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서로 절대 굽혀지지 않는 가치관은 나는 비출산이었고, 그는 무조건 2명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였다.
이 논쟁에 대해서는 서로 강경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1명까지 타협을 제안하였다. 비출산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크나큰 타협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조건 2명을 외쳤고, 나는 서로 끝이 보이는 사이이기에 더 정들기 전에 헤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지, 만나서 말해도 바뀌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말했으나
그는 이별통보로 받아들이고 나의 연락을 일체 무시하였다. 나의 문제점은 이성으로는 헤어져야 한다는 걸 아는데 일이 벌어지면, 감정적으로 너무나도 괴로워한다는 거다. 상대를 나와 동일시해서 생기는 문제다. 나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이 괴로워 견딜 수가 없고, 평소 많이 먹던 양에서 식음전폐까지 들어가며 하루 종일 눈물이 멋대로 흘러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다.
곧바로 그런 게 아니라며, 내가 바뀌겠다고 하였고 한 달간을 연락하며 매달렸지만 그는 연락이 없었다. 차단당한 줄 알았지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독립을 하여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고, 혼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 되었을 때, 감정을 빼고 마지막으로 연락을 해보았다. 어쩐 일로 답장이 왔고, 지금 와서 보면 어이가 없게도 '너가 그렇게 말하니 이제 대화할 생각이 든다며' 답장이 왔으며, 다음에 술이나 먹자고 하였다.
마음이 조급해진 나는 당시 투잡을 준비 중이어서, 당일만 시간이 된다 하니 알겠다는 응답이 왔었고 드디어 얼굴을 마주 보게 되었다. 그는 내가 한 말이 사실이냐고 하였다. 정말로 2명을 낳기로 가치관을 바꾼 게 맞냐고.
맞다고 하였다. 나도 그동안 왜 사람들이 애를 낳고 싶어 하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알아봤기 때문에 그냥 하는 말은 아니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게도 나에게 테스트를 하였다. 나는 인스타에서 많지는 않지만 몇천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인스타를 열심히 했었다. 그는 마음에 걸려하면서도 나를 자유롭게 놔두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꺼낸 말은 "그러면 인스타 계정 삭제 할 수 있어?"였다.
당황스러웠다. 내가 몇 년간 열심히 한 sns를 다 날려버리라니?
하지만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심했었고, 나는 현실에서 내 곁에 있어주는 이 사람이 필요하였기에 고민 끝에 동의하였다.
지금 지우면 되는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휴대폰을 들어 인스타를 켜자, 그는 "아니야. 안 해도 돼"라고 하였다. 그의 많고 많은 테스트 중 하나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