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라는 사람이 남긴 자리

여운이 남는 사람

by 홍시은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Fix you - Cold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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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연말 마무리 잘하고 계신가요?

이제 2025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12월이라는 계절은 늘 그렇듯,

한 해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아쉬웠던 것, 좋았던 것들을 조용히 정리하게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가올 2026년에는

나는 어떤 목표를 갖고 싶은지,

어떤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은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돼요.



요즘 거리에서 ‘임대’ 글자를 볼 때마다

코로나 이후로 더 많아진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일하는 곳 근처도 가게가 자주 바뀌거든요.


문득, 바로 옆옆 건물의 가게가 또 바뀌었는데

이상하게 어떤 가게였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아예 생각이 안 나거나

한참 생각해야 겨우 “아, 그 가게였지.” 하고 떠오르는 정도죠.


반대로 내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도

늘 그 자리에 오래 있던 가게도 있어요.

‘맛있을까? 언제 한 번 가볼까?’ 하고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는데

그 가게가 사라진 걸 보면

정이 깊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왜 그런 걸까요?

좋은 일이 있었을까, 힘든 일이 있었을까,

휴식을 위해 정리한 걸까, 아니면 어쩔 수 없었던 걸까.

그 이유들이 궁금해지고,

특히 내가 다녀본 곳이라면 더 아쉽고요.



그 풍경을 보다 보니까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홍시은? 그 사람 음악 참 좋았는데.”

“그 사람 참 괜찮던데.”


직접적인 안부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잠깐이라도 나를 떠올리고

문득 궁금해해 주는 존재.


어느 날 내가 자리를 비워도

그 빈자리가 여운처럼 남는 사람,

사라졌을 때 그리운 마음이 드는 사람.


‘아,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서 좋았지.’

이 한마디면, 참 잘 산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생겼어요.



그리고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했어요.

“정작 지금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


솔직히 말하면 정말 별로이긴 합니다.

예민할 땐 끝없이 예민하고,

무뚝뚝하고,

좋은 말도 잘 못 하고요.


그런데 어떻게 내가 음악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내 음악은 진심이긴 한 걸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사랑하고 싶어 졌어요.

나이를 떠나, 모든 사람에게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게 연습하고 있어요.



최근엔 넷플릭스에서 조용필 선생님의 콘서트를 보고

콘서트 티켓도 끊었어요.

남자친구의 차 안에서 거의 요즘 조용필 선생님의 노래를 틀어주는데

조수석에 앉아 그 가사를 기다리면서 생각합니다.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이런 변화들을 겪으면서

제 안에 한 가지 바람이 더 커졌어요.

예전처럼 “잘되고 싶다”는 마음보다

이제는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훨씬 커졌다는 것.


지치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질문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또는 어떤 사람이 자주 떠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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