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을 안고, 오늘도 지켜내는 하루

오늘도 노력하는 이들을 응원합니다.

by 리하루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우리 부모님의 가정 불화는 끝이 났다. 따로 살면 되는 간단한 문제였다.


그리고 나의 인생 2막 시작은 남편과의 만남이었다.

이제 이 새로운 시작의 끝을 어떻게 맺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다.


아이를 한 명, 두 명 낳으면서 기쁨이 커지는 동시에 불안함 또한 배가 되어 돌아왔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몫에 대한 불안정함, 아이들이 그리고 우리가 언제 어떻게 안 좋은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막연함.


안 좋은 생각은 덜어두고 긍정적인 사고만 해도 바쁜 현실이다. 그럼에도 지킬 것이 많아 잃는 것이 두려운 나는 이미 행복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


남편은 늘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된다.', '해낸다.', '할 수 있다.' 유년시절에 늘 이런 다짐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정말 원하는 건 다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는 늘 부정적인 사고를 하면서 자랐다.

'내 게 아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 '실망하기 싫으니 기대하지 말자.'


우리는 이렇게 다른 사람이 만났다.


반대의 사고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만나서 시작한 결혼 생활은 긍정의 힘이 주로 이기곤 했다.

'하면 된다고? 나도 그럼 해볼게.' 이런 마음이 피어나기 시작한 건 분명 긍정이 부정을 밀어내고 있다는 신호였다.


반대로 부정이 긍정을 이기려고 부단히 노력할 때도 많다.

'내가 기대하지 말자고 했잖아.', '당장 일어나지도 않은 일은 생각 안 할래.'

남편이 긍정 회로를 돌리며 행복해할 때, 나는 그 희망을 짓밟은 적이 많다. 내가 이렇게 행복한 생각만 하는 게 이상했고,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어떤 일이 잘 안 풀릴 때, 남편은 그래도 시도한다. 이제 해낼 때가 됐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단점은, 생각보다 어려움을 극복해 본 경험이 많이 없어서 멘탈이 흔들릴 때가 많다는 것.


어떤 일이 잘 안 풀릴 때, 나도 시도는 한다. 어차피 안 될 것 같지만 안 할 수는 없어서. 장점은, 기대가 없어서 묵묵히 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 그래서 큰일이 생겼을 때, 크게 흔들리지 않고 남편을 잡아줄 수 있다는 것.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새로운 시작을 했고, 행복한 결말을 맺으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싸울 때도 많고,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도 버겁지만, 행복의 방향성이 맞는 사람과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아무도 모르는 끝을 향해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있는 모든 분들께 함께 하루씩 지켜내 보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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