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언제 돌아가?

by 이담우

엄마 나는 언제 돌아가?

요즘 부쩍 '죽음'에 관심이 생긴 큰아이의 질문이다.


어디서 누구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그게 '죽음'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인지하는 듯하다.


나는 뻔한 대답을 했다.

"음, 하늘나라로 간다는 말인데,

하늘나라 가면 나보다 먼저 돌아가신 분들을 다 만날 수 있어."

"그럼, 검정 덕구도 만날 수 있어? "

(외할아버지 댁에서 키우던 강아지인데, 2년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응! 그럼! "

"저번에 내가 다섯 살 때 키우던 물고기도요?"

"달팽이도요?"

"장수풍뎅이도요?"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듯했지만

나는 그냥 웃으며 대답했다.

"응! 다 만날 수 있어! "


그러자 아이는 두 팔을 벌쩍 들며 외쳤다.

"오예!"


나는 잠시 멈췄다.

'이걸 이렇게 기뻐해도 되는 건가?'

하지만 아이는 신났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것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니,

그저 설레는 표정이었다.


그러다 아이가 묻는다.

"그럼 엄마가 나보다 먼저 돌아가?"

하며 조금은 슬픈 표정이다. 그 표정도 잠시,

"아 맞다! 돌아가면 만날 수 있잖아!"


아직 '죽음의 슬픔'을 모르는 아이는

이별조차 이렇게 순진하게 해석해 버렸다.


"응, 그게 사실은 제일 좋은 거야.

엄마가 아주아주 할머니 돼서 돌아가고,

우영이도 아주 할아버지 돼서 돌아가면 그게 가장 좋은 거야.'


그러다 내가

"우영이는 처음 가는 곳 조금 무서워하잖아.

그러니깐 엄마가 먼저 가 있을게

그리고 우영이가 오면

엄마가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손잡고 같이 가자.

그럼 안 무섭겠지?"


말을 하면서,

내 목이 메었다.

눈물이 왈칵 났다.


그 상황이,

그 먼 미래가,

생생하게 그려졌다.

내 새끼와 헤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니,

벌써 슬퍼왔다.


"그럼 엄마가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네.

그럼 나도 안 무섭고, 엄마도 우영이 보니깐 좋고!"


그 순간,

나는 웃으며 울었다.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그 대화는 따뜻하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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