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뿔과 얼죽

Bullshit and Still Love

by 김태규

개뿔과 얼죽

Bullshit and Still Love


ㅡ 김태규


저녁 설거지 덜 끝낸 마누라에게

사랑이 뭐냐 물었더니


대답이 시원하다

개뿔


순간

내 가슴이 휑하더니

그 말 끝에서 김이 오른다


된장국처럼 구수하고

김치찌개처럼 칼칼한 온기다


나는 괜히 눈치를 보며

그래도 얼죽

얼어 죽어도 사랑은 사랑이지

중얼거렸다


그녀는

식탁에 수저를 내려놓으며

콧김을 훅 내뿜는다


사랑이란 말은

설거지 같이

매일 해야 하는 거야


한 번 미루면 냄새나고

두 번 미루면 버려야 해


그녀의 개뿔은

하루를 굴리는 방식이고

내 얼죽은

끝까지 놓지 않는 버릇이다


사랑은

소리치지 않아도


오늘도

밥 냄새처럼

집 안 구석에 고여 있다



[작가의 말]


사랑은 정의가 아니라 습관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서로 다른 농담이 하루를 무사히 넘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