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

by 찬란

사랑은 적절한 사람이 알맞은 타이밍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사랑은 타이밍이다‘라는 말 자체처럼, 정말 타이밍이 전부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기에 얼마나 내가 상대방에게 맞출 자신이, 여력이 있었는지, 내가 얼마나 혼자서도 괜찮았고 얼마나 사랑이 고팠는지, 어느 시기에 얼마나 미성숙했으며 어린 사랑을 했고, 어느 시기에 현실만을 보고 낭만을 잃었는지, 사실은 과연 상대방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혹은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수히 다양한 외모와 성격과 지능과 살아온 배경을 지닌 사람들 속에서, 단지 나와 그 사람의 타이밍이 맞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 순간 나의 사랑이 된 것이 아닐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그 순간의 사랑에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왔어도, 오히려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사랑은 타이밍이기 때문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 p.64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나는 틀림없이 그를 사랑했을 거야.” ~ 테레자가 그의 친구 Z가 아닌 자기와 사랑에 빠진 것은 철저히 우연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