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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녀, 따뜻한 삶 속의 한걸음”

2화-창피한 참기름 목욕

by Sri sankar

우리 집은 엄마가 일이 더 바빠서, 늘 아빠가 나를 챙겨주셨다.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밥 먹이고 씻겨주는 것까지 전부 아빠의 몫이었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빠였지만, 내가 정말 싫어했던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매주 토요일마다 하는 참기름 목욕이었다. 우리 나라는 무척 더워서 아이들이 쉽게 땀띠가 생겼다. 그래서 아빠의 철칙은 일주일에 한 번 꼭 참기름을 온몸에 바르고 씻어 열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집에는 그런 철칙이 없었고, 보통은 디왈리(Deepavali 힘두교 축제)때만 참기름 목욕을 했다. 그날은 나라카수라라는 악마가 신에게 죽은 날로, 모두가 참기름을 머리에 바르고 목욕을 하며 죄를 씻어내고 새 옷을 입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런데 우리 집은 매주 토요일이 디왈리였다.

그래서 토요일만 되면, 아빠가 화장실에 가 계시는 틈을 타 나는 꼭 숨어버렸다. 열두 채가 모여 있던 주택 단지 어딘가로 달아나는 거다. 그날도 나는 유치원 선생님 댁에 들어가 침대 스탠드 밑에 눈을 꼭 감고 숨어 있었다.

“선생님, 오늘 아빠가 참기름 목욕 시키는 날이에요. 제발 저를 숨겨주세요. 절대 말하지 마세요…”
“니 아버지라면 집집마다 다 뒤지고 올걸?” 선생님의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아, 안돼요!” 나는 울상이 되어 외쳤다.

역시나 아빠가 찾아왔다.
“어디 보자… 아, 여기 있었네!”
그러고는 나를 번쩍 안아 들며 말했다.
“가자, 우리 예쁜 딸. 참기름으로 씻어야 더위를 안 타지.”

나는 끝까지 “싫어!”라며 울었지만, 결국 아빠는 나를 데리고 씻겼다. 단지 사람들은 그 모습을 영화 보듯 구경하며,
“저기 봐, 산카라 또 시작했네.”

"얘야, 다 네가 건강하자고 하는 거니 참아라~"
라며 웃었다. 나는 더 창피해서 눈물이 났다.

하지만 씻고 나면 아빠는 늘 미안한 듯 맛있는 간식을 사주셨다. 그러면 나는 또 금세 마음이 풀려 간식을 한입에 앙 하고 먹어버렸다. 그렇게 아빠의 억지스러운 행동 뒤에는 언제나 더 큰 사랑과 간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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