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가끔 고양이를 만난다.
대단한 순간도 아니고, 특별한 장소도 아니다.
그냥 골목 모퉁이, 편의점 앞, 혹은 카페 창가 같은 평범한 곳
그런데도 나는 그 자리에 발걸음을 멈춘다.
고양이는 대체로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눈길조차 주지 않고 털을 핥거나, 햇빛 아래 늘어져 있거나, 혹은 하품을 길게 내뱉는다.
그 무심한 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마치 세상에 대단히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묵묵한 신호처럼 느껴진다.나는 그 순간마다 작은 안도감을 얻는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아도,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고양이가 대신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고양이를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그래, 나도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