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키가 훌쩍 자라
식탁 위를 탐험하기 위해
더 이상 까치발을 들지 않는다.
부모가 만든 성 안에서 자라던 아이는
문을 열고 나가
맨발로 웅덩이를 밟는다.
식사시간에는 간식을 달라고 떼를 쓴다.
반찬으로 먹고 싶은 것은 단 두 가지뿐.
"왜 엄마 마음대로만 해?"
라고 반문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이는 스스로 세상을 보고 이해하려 한다.
나와 아이의 세계가 충돌한다.
나의 목소리가 커진다.
아이의 울음이 식탁 위 시간을 멈춘다.
눈물이 빰을 차갑게 한다.
그제야 한 손에 쏙 들어오던
손과 발이 내 눈에 비친다.
아이의 세계는 자라난다.
"미안해.
너의 세계를 보지 않으려 해서"
뺨을 맞대고
온도를 나눈다.
아이의 숨소리가 가라앉자
시간이 다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