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enaline Junkies and Template Zombies
고객이 뭔가를 요청하면 즉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잠정적인 이익을 따져보지 않는다. 프로젝트 기간은 어이없이 촉박하다. 새 프로젝트는 이미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영웅에게 더 많은 일거리를 안기므로 우리의 영웅은 더더욱 바빠진다. 이렇듯 조직은 아주 아주 바빠야 한다는 욕심을 끝없이 채워간다. 이런 조직 대다수는 자신들이 기민하다고 믿는다.
확정된 사안이나 장기적인 사안이 없다. 유동적인 상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명세서가 유동적이라, 아무도 무엇을 만들지 모른다. 설계와 계획이 유동적이라, 내일 당장 바뀔지도 모른다. 중요도나 가치로 우선순위를 정하려는 시도도 없다. 더 급한 일이 널렸으니까.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이 항상 실패하지는 않는다. 어떤 조직은 여러 해가 넘도록 미친 듯이 바쁜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어느 조직도 진짜 큰 제품, 즉 안정성과 계획성이 필수인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
중독자가 내놓는 성과는 확장이 불가능하다. 전략이나 방향이 무지한 상태에서 소수가 아주 아주 열심히 일해서 얻어지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조직이든 때때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긴급한 업무에 집중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안이 늘 긴급하지는 않다. 모든 사람이 긴급한 사안에 관여할 필요도 없다.
긴급함을 선별과 절제로 대체하지 않는 한 아드레날린 중독증을 치료할 희망은 없다.